[하루천자]김일리의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2>

편집자주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브랜드 가운데 우리가 오랜 시간 사랑하는 브랜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제품보다는 그 브랜드가 들려주는 이야기와 화법에 매료돼 있을 때가 많다. 저자는 좋은 브랜드, 매력적인 브랜드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그 브랜드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가, 사용자와 소비자들이 그 언어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가"라고 말한다. 브랜딩돼 있는 모든 것은 저마다 고유한 페르소나가 있다. 이 책은 다름 아닌 '글'을 통해 브랜드의 페르소나와 언어를 입체적이고도 정교하게, 생생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차근차근 안내해준다. 글자 수 950자.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갖은 노력을 했음에도 그것이 매력 없다고 느껴진다면 이유는 단 하나다. 당신이 페르소나를 불어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 배우이자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미키 마우스 목소리를 연기한 웨인 올와인의 말입니다. 여러 성우가 미키 마우스 목소리를 거쳐갔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그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자 이렇게 대답한 것이었죠.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페르소나란 어쩌면 브랜딩의 시작이자 끝일지도 모릅니다. 이렇게까지 힘을 주어 설명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웨인 올와인이 말한 것처럼 사람들이 무엇인가에 매력을 느끼고 사랑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페르소나에 있기 때문이죠.

사실 페르소나라는 말은 그리스·로마 시대에서부터 존재해왔던 말입니다. 당시에는 연극이 유일한 엔터테인먼트이자 가장 인기 있는 놀이문화였는데 무대장치가 발달하지 않은 때라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은 물론 소품까지 연기해야 했거든요. 이때 배우들은 가면을 바꿔 쓰는 것으로 배역을 구분했고 관객 역시 배우가 가면을 바꾸면 역할이 바뀌었구나 하고 생각했다는데요. 바로 이 가면을 바꿔 쓰는 행위 자체를 '페르소나'라고 부른 거죠. 당시엔 새로운 가면이 곧 새로운 인격을 상징하는 것이었으니까요.

이렇듯 페르소나는 '타인 혹은 다른 대상에게 부여된 하나의 인격'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창조해낸 새로운 자아인 셈이죠.

(중략)

이처럼 브랜드 페르소나를 설정할 때는 무분별하게 변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팬들이 매일 조금씩 새로운 기대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매력보다 불안을 더 느끼게 되는 것처럼 브랜드를 대하는 고객들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러니 '내일은 오늘보다 우리 사이가 더 좋아지고 깊어지겠구나'라는 기분 좋은 예감을 주는 페르소나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김일리, <브랜딩을 위한 글쓰기>, 위즈덤하우스, 1만8000원

산업IT부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