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방문이 무산된 배경에 대해 "내가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한국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4일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시관에서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을 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앞서 업계에선 겔싱어 CEO가 이달 대만 컴퓨텍스 일정을 소화한 후 우리나라를 방문해 오는 5일 인텔코리아가 서울에서 여는 '인공지능(AI) 서밋'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달 말 갑자기 무산됐다. 겔싱어 CEO가 하기로 했던 기조연설 진행자도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센터·AI그룹 수석 부사장으로 변경됐다.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되자, 국내 업계에선 최근 단행된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장 교체와 관련돼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장을 기존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겔싱어 CEO가 언급한 인물은 경 사장 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으로 추정된다.
겔싱어 CEO는 "이번 출장에서는 한국에 들르지 않지만, 올 연말에 한국에 방문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은 다방면에서 인텔에 매우 중요하고 우리는 한국에 있는 많은 테크 회사들과 고객사들과 매우 중요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날로 격해지는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에 대해서도 "앞으로 10년 후에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2위, 시스템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에 오를 것"이라며 "우리가 외부에서 받은 파운드리 일감이 150억 달러(약 20조6550억원) 규모에 이른다. 우리는 계속 생산과정을 발전시켜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