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는 출구조사가 발표되면서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3일(현지시간) CNBC 등 따르면 이날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센섹스지수(SENSEX)와 대형 우량기업 50곳 주가를 담은 니프티50지수는 전장보다 각각 3.39%, 3.25% 오르며 역대 최고치로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2021년 2월 1일 이후 가장 높은 장중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인도 증시 호황은 최근 발표된 인도 총선의 출구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뉴스채널 NDTV의 출구조사 요약에 따르면 모디 총리의 BJP가 주도하는 민족민주연합(NDA)은 인도 하원 의석 543석 중 약 365석을 차지하며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출구조사 결과가 4일 공개되는 최종 결과까지 이어진다면 모디 총리는 2014년부터 맡은 총리직을 5년 더 수행하게 된다.
모디 총리의 3연임은 일찌감치 예견돼 있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모디 정부 10년간 인도는 탄탄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다. 2022~2023 회계연도엔 전년 대비 7.2% 성장하며 G20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향후 경제 전망도 낙관적이다. 아난드라티셰어앤스톡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수잔 하즈라는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높은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워짐에도 (인도는) 7~7.5%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성장을 촉진하려면 인프라 개선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모디 정부가 인도의 인프라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이날 인도증시에도 반영되는 모습이었다. 항만·공항 경영, 전력·광산 개발 등 인프라 사업을 주력으로 삼는 인도 아다니 그룹의 아다니포트와 아다니파워의 주가가 전장보다 각각 10%, 16% 오르며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인도 주요 시멘트 업체인 앰부자시멘트도 6% 가까이 상승했다. 인도국립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주들도 10%대 폭등하며 랠리에 가세했다.
SBICAPS증권의 주식 리서치 책임자인 써니 아가르왈은 "이번 출구 여론 조사 결과는 인도 주식에 대한 투자 심리를 높였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면 해외 투자자들도 인도 주식 구매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엑스ETFs의 수석 포트폴리오 관리자 말콤 도슨은 "우리는 주택, 교통 및 디지털 측면에서 지속적인 인프라 구축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지난 4월19일부터 약 6주간 6억42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총선이 진행됐다. 모디 총리는 출구조사 발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도 국민이 우리의 재선을 위해 기록적인 투표율을 보였다"고 자축하기도 했다. 총선 결과는 한국 기준 4일 오전 11시30분께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