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동영상 전송 방식에 따라 스트리밍 플랫폼의 망 사용료 부담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서버에서 시청자 단말기로 직접 전송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리드 방식의 동영상 전송이 완전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스트리밍 플랫폼 숲(SOOP·옛 아프리카TV)에 이어 네이버 치지직은 이달 2일부터 망 사용료 절감을 위해 순차적으로 그리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상반기 중에는 치지직 서비스에 그리드 기술을 적용해 망 사용료를 절감할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 적용한 것이다.
'그리드 기술'은 스트리밍에 참여하는 시청자 컴퓨터를 이용해 서버에 몰리는 부하를 분산하는 게 핵심이다. 그리드의 사전적 의미는 '격자', '격자무늬'다. 얽히고설킨 격자처럼 '병렬식' 전송하는 것을 뜻한다. 스트리밍 서비스에 참여한 시청자가 단순히 영상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트리밍 업체가 영상 전송에 다른 시청자들의 컴퓨터를 가상 서버로 만들고 역할을 나눠 다른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A시청자가 특정 영상을 스트리밍하게 되면 그 영상이 해당 시청자의 컴퓨터에 임시로 저장되고 새로운 B시청자가 동일한 영상을 스트리밍하면 A시청자의 컴퓨터가 가상의 서버가 돼 B시청자 컴퓨터에 전송하는 구조다.
가장 큰 장점은 망사용료 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숲은 지난 2007년부터 그리드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고화질 콘텐츠를 시청할 경우 동의를 얻어 그리드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900억원이던 망 사용료를 150억원대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망 사용료 절감에 그리드 방식이 중요 기술로 자리 잡으면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트위치는 그리드 방식 적용하지 못해 결국 망 사용료 부담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 철수했다. 업계에선 트위치도 그리드 방식을 사용하고자 했지만 노하우 부족 등으로 인해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그리드 방식은 시청자 컴퓨터가 임시 서버가 되기 때문에 느림이나 끊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과거 일부 웹하드 업체가 공지나 동의 없이 몰래 그리드 프로그램을 설치해 이용자의 컴퓨터를 활용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또 임시 서버로 활용되다 보니 해킹 위험도 존재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스트리밍을 멈출 경우 그리드 적용은 해제되고 컴퓨팅 자원 중 일정 이상은 활용하지 않도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