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강국 '대만'…첨단 기업 줄 세우는 TSMC

시스템 반도체 산업 비중 높은 대만
팹리스-디자인하우스-파운드리 탄탄
TSMC 1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62%

인텔과 엔비디아, AMD, 퀄컴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모두 대만 ‘컴퓨텍스(COMPUTEX) 2024’로 집결했다. PC뿐 아니라 근간 산업인 반도체 영역에서 대만 중요도가 크기에 거물들이 모이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대만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10㎚(1㎚=10억분의 1m) 이하 첨단 로직 반도체 생산에서 대만 비중은 2022년 기준 69%에 달했다. 대만의 10~22㎚ 로직 반도체 생산 비중 역시 40%로 글로벌 지역 중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대만 TSMC 팹6 모습 / [사진제공=TSMC]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규모가 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이 활약하는 배경에는 TSMC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생태계가 있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와 디자인하우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후공정까지 가치사슬이 촘촘하게 얽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만은 전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이 한 몸처럼 연계돼 서로 이끌고 밀어주면서 대만 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메모리 중심이기에 주력 분야가 달라 단순 비교가 힘들지만 대만을 가보면 부러운 마음이 든다"며 "대만은 TSMC라는 리더를 중심으로 단단한 집합체를 꾸려 서로 협업, 분담하며 생태계를 키우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생태계는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니라 반도체 역사 초창기 때부터 그렇게 해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의 저력은 TSMC 입지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은 62%로 2위인 삼성전자(13%)와 50%포인트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특히 TSMC는 선단 공정 및 패키징 기술력을 앞세워 애플과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거대 기업의 자사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인공지능(AI) 가속기를 더 만들고 싶어도 TSMC 생산능력이 한정돼 있어 생산에 제한이 있을 정도다.

대만 정부는 자국 반도체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A+ 산업혁신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을 통해 보조금을 투입, 팹리스인 엔비디아, AMD와 반도체 제조 장비사인 ASML 등 여러 해외 기업이 대만에 R&D 센터를 두도록 투자를 이끌고 있다. 이들 기업의 직·간접적인 기여도가 클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유도책을 내놓은 것이다.

산업IT부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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