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오는 11월 미 대선에 출마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한·미·일 삼각 공조를 뒤집고, 주한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협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인 맥스 부트는 수미 테라 한국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과 27일(현지시간) 공동으로 쓴 칼럼에서 한·미·일 삼각 공조와 관련해 "이 관계는 아주 최근에 형성됐고 이들 나라의 리더십이 교체될 경우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한·미·일을 포함해 미국의 전반적인 동맹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며 "트럼프는 자신의 적이 끌어냈다는 이유만으로 한·미·일 공조를 뒤집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살리기 위해 외교적 자산을 쓰는 일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에 집착하고 있으며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보다 더 많은 국내총생산(GDP)의 2.7%를 방위비로 분담하고 있다는 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듯하다"며 "그는 과거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바 있고 한·미·일 연합 훈련 비용을 부담할 것 같지도 않다"고 꼬집었다.
칼럼은 "트럼프는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결단을 하면서까지 김정은과 협상을 할 수 있다"며 "김정은이 또 다른 도발에 나설 경우 또 다시 '화염과 분노'의 표현을 쓰며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람 이매뉴얼 주일미국대사를 인용해 캠프 데이비드 회동 이후 50회 넘는 한·미·일 3국의 관여가 이뤄졌다면서 "그럼에도 실시간 정보 공유, 미사일 방어 체계 통합, 방산 공조 확대 등을 포함해 3국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한·중·일 정상회의를 거론하며 중국 역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을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칼럼은 "윤, 바이든, 기시다 등 3명의 지도자는 투자를 했으나 후임자들은 그렇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중요한 외교적 성과를 망칠 수 있다"면서 "3국 지도자들은 지금 더욱 긴급히 행동해 3자간 진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