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IEW]공매도, 장기적으로 주가에 도움

단기적 주가하락 부담은 있지만
과대평가주 조정해 시장에 순기능

얼마 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한 행사에서 6월 중 공매도 재개에 대해 희망 사항을 언급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이를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다. 앞서 지난 13일 미국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게임스톱 주식에 몰리면서 당일에만 74% 주가 상승을 이끌었는데, 이는 2020~2021년에 있었던 밈 주식의 상승과 공매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몇몇 헤지펀드가 해당 주식들을 저평가하며 공매도를 함으로써 주가가 과소평가됐다고 분석했다. 그들은 헤지펀드들을 쇼트스퀴즈로 몰아내고 회사들을 지키자며 개인 투자자들을 부추겨 주가 상승을 이끌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공매도 세력의 대표 격인 멜빈캐피털을 파산으로 몰아넣었다.

그렇다면 왜 공매도는 현재 금지됐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불만을 제기하는가. 첫째,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완벽히 막기 어렵다는 주장 때문이다. 무차입 공매도는 미리 주식을 빌리지 않고 하는 담보 없는 공매도로 시장 교란의 위험이 있어 전 세계적으로 규제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공매도 전산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엄격한 감시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미 4월 금융당국은 전산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것이 효율적으로 감시역할을 하면 불법 무차입 공매도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기관투자가와 개인 투자자들 간의 불공평한 규제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공매도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공매도를 위한 주식의 대여 물량도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을 내야 하는 대주 거래만 가능하지만, 기관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차 거래가 가능하다.

셋째, 공매도를 이용한 기관들은 이익만 볼까. 오히려 공매도는 더 큰 위험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주식을 사는 경우 최악은 손실이 100%에 달하지만, 공매도는 주가에 상한이 없어서 가능한 손실은 무한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주가 하락에 대한 부담으로 공매도는 오히려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를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반적으로 공매도가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는 주장은 틀린 말이 아니다. 시장에서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수요와 공급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공매도는 마치 ‘음’의 수요를 만드는 것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올바른 자산가치평가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공매도 부재 시 충분히 많은 투자자가 매수 주문을 통해 주가를 올릴 수 있는데, 이는 주식을 팔 수 있는 사람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 의견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오로지 긍정적인 의견만 반영되는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공매도는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지만 그것이 올바른 평가일 수 있기 때문에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당장 공매도를 시행하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는 오히려 과대 평가된 주가를 바로잡으며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단기적인 주가 하락에 따른 부담감에 공매도를 금지한다면 이는 근시안적인, 정치적인 결정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성규 미국 윌래밋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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