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관행 개선하는 당국…'위법사항은 아냐'

부동산PF 비중 높은 금투·보험업권 점검
차주에 불리한 계약조건 적발
3분기 개선안 마련…"시정요구는 어려워"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금융감독원이 지난 3~4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 비중이 높은 금투·보험·중소금융 업권 7개사를 점검한 결과 PF 수수료 관행 등에서 5가지 주요 개선사항이 적발됐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3분기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위법 사항이 아닌 '관행'의 영역이기 때문에 강제성 없는 조치가 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24일 '부동산 PF 수수료 점검결과 및 제도개선 TF 운영계획 관련 브리핑'을 열고 점검 결과 및 향후 제도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브리퍼로 나선 황선오 금감원 금융투자 부문 부원장보는 "수수료 산정과 관련해 당국이 과도하느냐, 과도하지 않으냐와 관련해 개입할 계획은 없다"며 "산정방식이나 절차에 있어 불합리한 부분이 통념상 있어서 그런 부분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금융회사는 PF 대출 취급 시 조달비용, 목표이익률 등을 감안, 취급·연장·자문 등 다양한 명목으로 수수료를 수취한다. 대출이자 성격의 수수료와 차주가 금융회사에 위임한 업무에 대한 대가 성격의 수수료가 혼재돼 있다. 수수료는 통상 주간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수수료 항목 및 수수료율 등을 감안해 대주단 협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계서 부동산 PF 관련 수수료 등이 과도하다는 민원을 제기하면서 당국이 부동산 PF 비중이 높은 업권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에 착수했다. 점검 대상은 증권사 3곳, 보험사 2곳, 캐피탈 2곳이었다.

이번 점검 결과 △비체계적 PF 용역 수수료 부과 관행 △PF 약정서상 차주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 부과 △이자율 상한 계산 시 일관된 이자율 계산기준 결여 △금융용역 관련 기록관리 업무처리 미흡 △차주에 대한 PF 수수료 관련 정보제공 부족 등이 문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금융사의 PF 자문·주선 용역 수수료 수취 시 자체적인 수수료 산정 기준 및 절차가 미흡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금융용역 수수료 책정 시 대출위험 부담에 따른 대가도 합산해 수취하는 영업 관행이 존재해왔다. 또 PF 약정서상 대출금이 조기 상환되는 경우에도 선급이자 미반환 등 차주에게 불리한 내용의 계약 조건이 부과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떠한 경우에도 주선 수수료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조항 등도 발견됐다.

금융당국은 업계 추가 점검은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 건설업계 및 시장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제도 개선 TF를 꾸려 3분기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금융업계가 불합리한 수수료 관행에서 벗어나 자율적으로 개선안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황선오 부원장보는 "시정 요구는 법 위반에 가깝다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번 건은) 관행으로 보고 있다"며 "바람직한 관행은 아니라는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이해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점검 과정에서 기타 특이사항이 발견되기도 했다. 관계 회사를 통해 PF 수수료를 편취한 사례로 당국은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사익추구 행위로 법 위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두 번째 사례인 담보 목적 현금 별도 수취 건과 관련해서는 당국이 법리적 검토를 진행 중으로 차후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증권자본시장부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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