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하려 주소 옮겼다면…임대주택 퇴거 명령 ‘가혹’

권익위 “임대차 계약 유지 바람직”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임대주택에 전입신고만 하고 실제 거주하지 않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공공임대주택 임대차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23일 밝혔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A씨는 2015년 11월경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운영하는 분양 전환형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해 왔다. 자녀인 B씨는 결혼한 후 세대를 분리하여 별도로 거주 중이었으나 스토킹을 당해 지난해 A씨의 공공임대주택에 서류상으로만 전입신고를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민등록상 A씨의 세대원인 B씨가 주택을 소유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올해 1월 공공임대주택 갱신 계약이 어려움을 통보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B씨는 결혼 후 A씨로부터 세대를 분리했고 관리비 납부, 택시 이용 및 택배수령 내역 등을 확인해 볼 때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실제 세대를 합가할 의사 없이 스토킹 피해로 전입신고만 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 공공임대주택에서 주민등록을 이전해 A씨가 무주택 세대 구성원 자격요건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익위는 실제 거주할 의사가 없는 자녀가 주택을 소유했다는 이유로 A씨에게 공공임대주택 퇴거 명령을 한 것을 취소하고 지속 거주할 수 있도록 공사에 의견을 표명했다.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은 “사회적 약자의 주거생활 안정을 도모하려는 공공임대주택 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 임차인의 세대원이 다른 주택을 소유하게 된 경우라도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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