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한예주기자
삼성전자는 21일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64·부회장)을 반도체 사업의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했다. 이날 전격적으로 단행된 '원포인트' 인사다.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낸 적자 약 15조원을 만회하고 올해 시장을 선도하려는 삼성전자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린 결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전영현 부회장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에, 전 부회장이 맡고 있던 미래사업기획단장에 기존 DS부문장이었던 경계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인사에 대해 삼성전자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신임 DS부문장에 위촉된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RAM/Flash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SDI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다. 2024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된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전자관계사의 미래먹거리 발굴역할을 수행해왔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에 대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최근 반도체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부문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 사장은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기술경쟁력을 끌어올렸다. 이후 2022년부터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서 반도체사업을 총괄했고 앞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예정이다. 지난 인사 때 새롭게 만들어진 '미래사업기획단'은 10년 후 삼성의 미래 먹거리 아이템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조직이다.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 발굴'이 주요 목표다. 미래 유망 사업을 선정하고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제2의 반도체·바이오'를 찾겠다는 삼성의 의지가 드러난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전 부회장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