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기자
라인야후의 자회사 지분이 복잡하게 얽힌 것으로 나타나면서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 간 협상이 상당히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분 매각 여부부터 매각한다면 어떻게 나눠야 할지를 따져야 하는 다양한 경우의 수에 라인야후 자회사 지분도 협상 장기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와 네이버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메신저 서비스의 라인, 포털·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야후 외에도 라인파이낸셜, 라인페이 등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금융 플랫폼 기업 라인파이낸셜을 통해 대만, 태국 등 해외 지역에 사업을, 라인페이를 이용해 편의점 등에서의 결제와 온라인 쇼핑, 송금, 공공요금 납부 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인파이낸셜과 라인페이는 서로 분리돼 있다. 하지만 라인페이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R&D) 기업 라인페이플러스는 라인파이낸셜 지배 아래에 두고 있다. 글로벌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 기획, 개발, 디자인 등을 담당하는 라인비즈플러스는 다시 라인페이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도 국가별로 다른 지배구조를 보였다. 태국에선 모바일 뱅킹 서비스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카시콘 라인(Kasikorn LINE)을 라인파이낸셜이 통제하고 있지만 라인페이 태국 법인의 경우 태국판 배달의민족으로 불리는 라인맨 51%를, 라인페이와 라인 태국 법인이 각각 33.33%, 15.67%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중간지주사 Z인터미디어트글로벌과 라인 사우스이스트아시아를 통해 라인맨 지분 41.45%를 보유,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을 통해 라인 해외 사업을 총괄하는 라인플러스와 라인 태국 법인을 경영하고 있다. 반면 대만에선 라인파이낸셜이 라인페이·라인파이낸셜·라인뱅크 대만 법인 모두를 지배하고 있다.
복잡한 라인야후 자회사 간 관계는 지분 협상 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라인야후 경영권을 가진 소프트뱅크가 지분 또는 사업 분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글로벌 사업까지 자신들이 보유하려고 목소리를 낼 경우 네이버로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현재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에게 라인야후의 일본 사업을 내주더라도 향후 발전을 고려해 대만 또는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사업은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라인야후가 글로벌 종합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도 협상에 난관이 될 수 있다. 여러 부문의 자회사를 키우고 있는 만큼 네이버에 쉽게 각 부문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라인야후의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은 라인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하는 IPX(과거 라인프렌즈) 지분 70%를, 웹3 사업을 총괄하는 라인넥스트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은 라인제네시스를 통해 가상자산·블록체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일본 내 1위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데마에칸과 라인게임즈 지분도 각각 36%, 35% 이상 갖고 있다. 맛집 추천 서비스 라인 코노미(100%), 라인 뮤직(60.04%)도 라인야후의 영향권 안에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네이버가 라인야후라고 하는 거점을 통해 동남아 등 세계 시장으로 IT와 관련된 사업을 진출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라인야후 영향 아래에 있는 기업 간 관계가 복잡하고 소프트뱅크도 글로벌 거대 플랫폼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면 원하는 것을 얻기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