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지난 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 건수가 연평균 8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분석 결과,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서울에서 발생한 뺑소니 교통사고는 총 3965건이었다. 이는 한 해 평균 793건으로, 하루에도 평균 뺑소니 사고 2.2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721건, 2020년 751건, 2021년 824건, 2022년 806건, 작년 863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5년간 서울 내 뺑소니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27명, 부상자 수는 5643명이다.
뺑소니 건수를 서울 내 지역별로 보면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가 448건(11.3%), 서초구가 416건(10.5%)으로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강서구(244건·6.2%), 마포구(199건·5.0%), 용산구(189건·4.8%), 구로구(181건·4.6%) 등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에서도 유독 강남과 서초 지역의 뺑소니 사고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뺑소니 사고가 음주운전과 연관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강남역 일대 등 유흥가가 많은 지역 특성상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가 사고를 내고는 음주운전 사실이 발각될까 봐 사고 현장을 그대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재원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뺑소니는 음주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강남·서초구에) 유흥가가 많기 때문에 뺑소니 사고가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면서 "사고 당시 음주를 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음주운전 전력으로 면허가 없는 경우 뺑소니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5년간 서울 자치구별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보더라도 전체 1만862건 중 강남구가 1548건(14.3%)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가 764건(7.0%)으로 그다음이었다. 무면허 교통사고는 전체 2670건 중 강남구 333건(12.5%), 송파구 177건(6.6%), 마포구 159건(6.0%), 서초구 128건(4.8%) 등 순이었다.
최근 뺑소니·음주 운전 의혹을 받는 가수 김호중 또한 강남구에서 사고를 냈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차를 몰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고 2시간여 뒤인 10일 오전 2시쯤 김씨의 매니저는 사고 당시 김씨가 입었던 옷을 입고 경찰서에 가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허위 진술했고,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10일 오후 4시30분 경찰에 출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