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기자
올해 회사 창립 55주년을 맞은 오뚜기가 해외시장을 겨냥해 'K-푸드 알리기'에 힘을 보탠다. 라면과 가정간편식(HMR) 등 주력 제품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이를 소개하고 인지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한국관광공사와 방한 외래관광객을 대상으로 공동 프로모션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푸드와 K-관광을 연계해 신규 소비자 수요를 발굴하고 재방문을 유도해 방한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세부적으로는 ▲K-관광과 K-푸드 연계를 통한 방한 외래객 유치 마케팅 협업 ▲K-푸드 연계 관광 콘텐츠 발굴 및 홍보 ▲K-푸드 연계 외래객 유치를 위한 온·오프라인 행사 공동 개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방침이다.
오뚜기는 방한관광객이 많이 찾는 팝업스토어와 박람회 등을 활용해 회사 제품을 소개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오브젝트 서교점에 마련한 '오뚜기×오브젝트 팝업스토어'를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Z세대 여행 트렌드를 파악해 이를 맞춤형 사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리는 '2024 코리아 뷰티 페스티벌'과 오는 9월 개최되는 '2024 투어리즘 엑스포 in 도쿄' 등 국내외 박람회를 통해 안동찜닭, 춘천닭갈비 등 지역 대표 요리의 맛을 재현한 오뚜기 가정간편식을 소개하고, 오뚜기의 쿠킹경험공간 '오키친스튜디오'에서 운영하는 외국인 대상 K-푸드 쿠킹클래스와 연계한 관광상품(굿즈) 등을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을 유도할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방한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여행을 통해 라면과 간편식 등 오뚜기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면서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해 다양한 아이템을 발굴하려는 관광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시장에 회사 제품을 비롯한 K-푸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는 카레와 라면, 케첩, 마요네스, 간편식을 포함해 3000종이 넘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종합식품기업이지만 매출의 90% 이상이 내수에 치우쳐 있다. 일찌감치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실적 상승을 꾀한 경쟁사들과 비교해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오뚜기의 매출은 3조4545억원.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3325억원으로 전체의 약 9.6%에 불과했다. 라면 업계 3사로 분류되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은 각각 37%와 67.84%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서도 삼양식품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41%, 농심은 4.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오뚜기는 2.14%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오뚜기도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고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사돈인 김경호 전 LG전자 부사장을 본부장으로 영입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라면은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오뚜기 관계자는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는 K-푸드와 방한 관광의 연계를 도모하는 이번 협약이 외래관광객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우수한 제품과 차별화된 마케팅 활동을 바탕으로 K-푸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