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진기자
'외교관 출신 일식집 사장님'으로 유명한 전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출신 신상목 기리야마본진 대표가 자신의 SNS에 최근 라인 사태와 관련해 일본 특유의 행정지도 전근대성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했다.
12일 신 대표는 '미국과 일본의 차이'라는 글에서 "미국이 틱톡 매각을 강제하는 것과 일본이 라인 지분 문제를 건드린 것은 뭐가 다른가"라고 자문한 뒤 가장 큰 차이점으로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본식 행정지도를 꼽았다.
그는 미국의 틱톡 때리기는 의회가 주도해 '틱톡 금지법'을 제정한 만큼 틱톡 입장에선 법원에 법률 위헌 여부를 소송으로 제기할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삼권의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전형적인 법치주의 원리"라고 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선 "행정지도로 지분 문제에 터치했다는 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행정지도가 고약한 것은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다투기가 어렵다는 것"이라며 "괘씸죄가 두려워 소송을 제기하기도 어렵지만, 법원에 가도 처분 행위가 아니기에 행정 쟁송의 대상으로 인정받기도 어렵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 기원이 전전(戰前) 국가 총동원 체계의 레거시(유산)라는 학계의 의견도 많다"고 했다.
신 대표는 "정부가 손 안 대고 코 풀 수 있는 이런 제도를 가진 나라는 내가 알기로 (중국이나 그런 사회주의 체제 빼고) 한국과 일본뿐"이라며 "그나마 한국은 행정 기관 스스로 자제하는 추세지만, 일본은 지금도 뻑하면 행정지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무리 그런 일본이라지만, 기업 지분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건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휘문고,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1996년 제30회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주일대사관 1등 서기관 등을 지냈다. 외교관을 관둔 뒤 2012년 서울 강남역 인근에 '기리야마본진'이란 일식집을 냈다.
일본 사회에 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일본사' 등의 책을 쓰기도 했으며, 현재 조선일보에서 '신상목의 스시 한 조각'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연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