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나라살림 적자 75조 '역대 최대'

5월 재정동향
재정수지 적자폭 역대 최대
소득·법인세 일제히 감소

실질적인 나라 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올해 3월 말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으로 세수는 줄어드는데 지출은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9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 재정 동향 5월호'에 따르면 1분기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64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여기에 국민연금·고용보험 등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도 75조3000억원 적자로, 월간 재정 동향 집계를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정부가 버는 돈은 급격히 줄었지만 돈 쓸 곳은 많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에 따른 침체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비롯한 재정 조기 집행으로 212조2000억원(총지출)을 썼다. 1년 전보다 25조4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한주희 기재부 재정건전성과장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은 상당 부분 역대 최고 수준의 신속 집행으로 총지출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연간 재정지출 계획 252조9000억원 중 3월 말까지 106조1000억원을 집행해 집행률이 41.9%까지 올라왔다.

같은 기간 정부의 총수입은 147조5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총수입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국세 수입은 84조9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감소했다.

세목별로 보면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법인세 수입은 사업실적 저조로 5조5000억원이나 줄었고, 소득세 수입도 주요 기업 성과급 감소 등의 영향으로 7000억원 감소했다. 부가가치세 수입은 신고납부 증가와 환급 감소 등에 따라 2000억원 증가했다. 상장주식 거래대금 증가 등으로 증권거래세는 2000억원 늘었지만, 관세는 수입 감소 등에 따라 3000억원 줄었다.

나라 살림 악화는 나랏빚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가채무는 올 3월 말 기준 111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불과 3개월 새 23조원이나 늘어났다.

한편 1~4월 국고채 발행량은 63조4000억원이었다. 연간 총발행 한도의 40.0% 수준이다. 4월 조달금리는 전월(3.32%) 대비 상승한 3.40% 수준이며 응찰률은 326%로 전월(334%) 대비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4월 국고채 금리는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 지연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세종중부취재본부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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