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트럼프 2기 대비 돌입…'무역전쟁 2탄' 우려

"트럼프 복귀, 부정적 측면엔 한계 없어"
첨단기술 제재에 60% 관세 '이중고' 우려

중국이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에 대비하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중 누가 승리할지 예측할 수 없으나, 전반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인한 피해가 클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윈 순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는 "중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했을 때 미·중 관계에서 긍정적 측면은 한계가 있지만, 부정적 측면은 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2기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국무역대표(USTR) 대표 등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입국 금지 제재 명단에 폼페이오 전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전직 관료 28명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무역전쟁을 이끈 인물이다.

가장 큰 우려는 무역전쟁 2탄이 발생하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 부과를 추진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재임에 성공할 경우 60%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첨단 반도체, 양자컴퓨팅,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접근을 막는 바이든 정부의 디리스킹 제재 기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고율 관세까지 부과해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다.

중국 기업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할 경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제재에 속도가 붙을 것을 우려해 중동 등 지역에서 AI 같은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및 반도체 산업 전문가인 지미 굿리치 랜드 연구소 수석 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연구원들은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지원 연구소와 생명공학, 양자컴퓨팅, AI 협력을 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 등이 연이어 중국을 찾아 과잉 생산을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패널 등 첨단 산업 생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WSJ는 "중국 당국은 이것이 특히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미국을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WSJ는 또 중국 고위 관료들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관계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그간 중·러 밀착 관계로 서방에 대응했지만, 푸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등장할 경우 러시아와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역 닉슨' 작전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본다. 냉전 당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소련에 맞서기 위해 중국을 찾았던 것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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