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하는 의과대학 정원 규모, 무전공 선발 확대 등 잦은 정책 변화로 내년도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이날 교육부가 전국 40개 대학에 내년도 의대 정원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시한이 다가오면서 의대 증원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대학에서 정원 확정이 어려울 경우, 원칙적으로는 5월 중순까지 제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입장이다.
대학들은 정원 확정 시기를 앞두고 막판 고심 중이다. 정부가 증원분 50~100% 범위에서 자율 모집을 허용했지만, 일부 국립대에서 증원 규모를 줄이면서 총정원은 당초 2000명보다 적은 1500~16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에 자율 증원을 건의했던 경북대·경상국립대·제주대·충남대 4곳은 모두 배정받은 정원의 50%까지 줄일 예정이다.
‘의대 증원’을 두고 혼란이 계속되면서 수험생들과 입시업계는 올해 입시 전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하도 정책이 많이 바뀌어서 이제 학부모들은 정부 정책 자체를 못 믿는 상태가 됐다"며 "본격적으로 원서 접수를 준비하는 7~8월이 되기 전까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부터 전 대학에서 실시하는 ‘무전공 선발’도 올해 입시 변화의 한 요소다. 교육부가 1월 발표한 ‘2024년 대학혁신지원사업 및 국립대학육성사업 기본계획’에 따르면 무전공 선발은 입학 후 의대나 사범대 등을 제외한 어떤 전공이든 선택하는 방법 또는 입학한 계열·단과대 내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법 등으로 나뉜다. 이미 덕성여대, 고려대, 한양대 등 일부 대학에서 무전공 신입생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면서 수험생들은 대학별로 어느 학과의 정원이 줄게 되는지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하는 5월 말 전후로 무전공 선발 계획에 대한 현황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반수를 고민하는 대학 재학생 등 수험생들이 입시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인데 입시 불확실성이 전혀 제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수험생들을 안심시킬 만한 정부 공지나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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