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금지 VS 와츠앱 삭제…美·中 '인터넷 전쟁' 심화

'틱톡금지법' 통과 전 中 와츠앱·스레드 차단
전문가 "中 더 많은 조치 취할 것"

틱톡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이 미국 하원을 통과하면서 미국과 중국 간 ‘인터넷 전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틱톡 강제 매각 법안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틱톡 금지 법안은 상원으로 넘어가 이번 주 표결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틱톡은 성명을 내고 "미 하원이 중요한 외교 및 인도주의적 지원을 빌미로 1억7000만명 미국인의 표현의 자유를 짓밟는 금지 법안을 다시 한번 통과시킨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틱톡 금지법과 관련해 WSJ는 중국의 보복 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애플은 지난 19일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이 국가 안보를 우려로 중국 앱스토어에서 메타의 와츠앱과 스레드를 삭제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텔레그램과 시그널도 중국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

중국 당국은 인터넷 검열 시스템 ‘만리방화벽’을 통해 수년간 페이스북, 구글, 트위터 등 서방 메시지 애플리케이션(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차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중국인들은 가상사설망(VPN)으로 우회해 이를 이용했다. 외신들은 중국 당국이 우회로까지 차단하고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댄 왕 예일대 로스쿨 차이 차이나 센터 방문 연구원은 "방향은 분명하다. 벽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와츠앱과 스레드 삭제 조치에 대해 "미국이 틱톡 금지법을 강행한다면 중국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신호"라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틱톡을 매각하도록 하고 와츠앱과 스레드를 차단하는 목적은 국가 안보로 동일하다. 미국 정치권은 중국이 틱톡으로 미국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거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민감한 외교 문제에 대해 중국 측 입장을 홍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틱톡 금지법을 지지하는 일부 미국 의원들은 자국 SNS 앱이 중국에서 금지됐기 때문에 중국 앱을 금지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틱톡 금지법 외에도 미국과 중국은 기술 패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해 왔다. 예컨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1위였던 중국 제조사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대중 제재 목록에 오르고 5G 스마트폰 생산이 불가능해지면서 한때 급속도로 쇠락했다.

최근에는 자국 3대 이동통신사에 2027년까지 외국산 중앙처리장치(CPU)를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글로벌 서버용 CPU 시장은 미국 기업인 인텔과 AMD의 점유율이 90%를 넘는데 사실상 이들 기업을 겨냥한 것이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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