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하고 있는 미국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자국 반도체지원법(CSA)에 따라 8조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현지시간)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마이크론이 미 상무부로부터 60억달러(약 8조28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상무부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지원 규모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이 보조금 외 패키지 일부로 대출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을지 등은 아직 불분명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입법 성과 중 하나로 꼽히는 CSA는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자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기업들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달러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저리 대출 및 대출보증도 750억달러까지 가능하다.
이날 보도된 마이크론의 보조금 60억달러는 앞서 공개된 인텔, 대만 TSMC, 삼성전자에 대한 보조금에 못 미친다. 미국 정부는 지난 15일 삼성전자에 64억달러(약 8조8320억원) 규모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었다. 인텔과 TSMC에 대한 지원 규모는 이보다 많은 85억달러(11조7300억원), 66억달러(약 9조1080억원)였다.
마이크론은 앞서 뉴욕주에 4곳, 아이다호주에 1곳의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투자가 단행되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 시와 비교해 충분한 지원금과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마이크론은 중국, 인도, 일본에서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다만 미 상무부는 2020년대 말까지 생산이 가능한 사업에 우선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마이크론 측 공시에 따르면 뉴욕주에 예정된 공장 4곳 가운데 2곳만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나머지 2곳은 2041년까지 가동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는 마이크론에 대한 보조금이 뉴욕주 공장 2곳만 지원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