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원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줘야 한다고 제안한 것에 대해 "포퓰리즘은 대한민국에 큰 암적 존재로서 작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영수회담을 두고는 "만남은 열려 있다"며 "어떤 시기에 어떤 주제, 방식으로 할 건지는 대통령실에서 계속 고민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1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1인당 25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 정책과 관련된 질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포퓰리즘은 결국 국가가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끌고 갈 수 없는 것을 국민의 인기를 얻기 위해 만드는 하나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가 미래세대를 위한 인프라를 세우거나,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의료 시스템을 창출하는 데 (예산을) 쓰는 게 아니라 단순히 개인들에게 얼마씩 주면 행복해진다고 하는 정책을 내는 것은 굉장히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야당에서 이야기하는 25만원은 국민들께서 충분히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며 "다만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권이든 정부든 포퓰리즘은 대한민국에 큰 암적 존재로서 작동할 수 있다. 그걸 이미 우리는 아르헨티나, 그리스에서 봤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건 한번 잘못 빠져들면 다시는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며 "정말 이 부분은 저희가 조심해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어떤 프로젝트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일종의 포퓰리즘 테스트를 언론이나 전문가들로부터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총리는 총선 이후 관심이 쏠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의 만남은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월요일에 (대통령과) 주례회동하면서 그 말씀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며 "그 만남은 열려 있다. 지금은 선거가 끝난 지 며칠 안 돼서 모두가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단일 된 안을 가져오지 않는 의료계에 아쉬움을 표하면서 '2000명이란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한 총리는 "(그동안) 다른 부분은 상당히 논의됐지만 의대 정원 문제에 있어서만은 연간 2000명 정도 늘려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료계가 구체적인 숫자를 내지 않고 '항상 현재 의료체계는 완벽하다, 증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하며 평행선을 달렸다"며 "올해 1월 의협과 기타 단체에 정원을 마지막으로 요구하는 문서까지 보냈지만 거기에 대해 답변을 받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과정에 국가의 자산인 전공의들이 다 환자 곁을 떠나버리는 상황이 됐다. 이는 환자들을 너무나 힘들게 만드는 일"이라며 "정부는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온다면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금도 의료계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스라엘과 이란 간 확전 가능성으로 환율, 유가 등이 불안해지는 것을 두고는 상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런 지정학적인 문제가 얼마나 갈 것인지가 핵심이 될 것"이라며 "최근 지정학적 문제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서 이럴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최근 이란, 이스라엘 문제는 미국도 깊이 관여하고 있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확전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해결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며 "대부분의 컨센서스는 본격적인 전쟁으로 확전이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정부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해 과학기술계의 반발이 일었던 것에 대해선 "올해 분명히 R&D 예산이 훨씬 늘어날 것이고, 제대로 쓰인다는 확신이 있다면 다른 걸 줄여서라도 R&D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야 한다고 정부와 대통령은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R&D 종사자들을 정부가 100% 잘 설득해서 구조조정에 동의를 구하는 일이 부족했다"며 "지난해에 진통을 겪으면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더 많은 재원을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