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열전③]사탕수수로 만든 플라스틱…친환경 선두주자 '에코매스'

사탕수수 찌꺼기 활용한 바이오플라스틱
자원 재활용, 탄소배출량도 80% 이상 절감
비목재 펄프 사업도 진행…탄소중립 실천 앞장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선 바이오플라스틱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사탕수수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이른바 ‘바이오플라스틱’이다. 화석연료를 기반해 만든 일반 플라스틱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줄일 수 있지만, 국내에선 원재료 확보가 어려워 대기업도 선뜻 뛰어들지 못하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중소기업 에코매스는 이 시장에 뛰어들어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한승길 에코매스 대표가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설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승길 에코매스 대표는 17일 "넷제로를 실현하기 위해선 현재 사용하고 있는 일반 플라스틱이 바이오플라스틱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0’되는 탄소중립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후테크 전문기업인 에코매스는 2007년 설립됐다.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다 최근 4년 바이오플라스틱에 집중하고 있다. 에코매스가 생산하는 바이오플라스틱은 사탕수수를 제품화하고 남은 찌꺼기를 이용한다. 과거에는 사탕수수즙을 짜 설탕의 원료를 추출하면 나머지를 모두 폐기했다. 하지만 남은 찌꺼기에 미생물 균주를 투입하는 등 과정을 거치면 고순도의 바이오에탄올을 만들 수 있다. 에코매스는 이를 활용해 바이오플라스틱을 생산한다. 바이오플라스틱은 용기, 위생장갑, 포장필름 등 제품에 활용된다.

화석연료 기반이 아닌데다,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만들어 자원 절약 효과도 있다고 한 대표는 설명했다. 문제는 원가 경쟁력이다. 사탕수수 산지가 남미에 있고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자체가 형성 초기 단계여서 규모의 경제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바이오플라스틱 사업에 자신감을 보인다. 그는 “바이오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막 생기기 시작한 단계인 4년 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산지에서 선제적으로 원재료 확보를 해 원가 경쟁력은 일부 확보한 상태”라며 “바이오플라스틱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 규모 자체가 커져야 하는데,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동참한 만큼 시장 형성 역시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원에서 2025년 3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연평균 13% 성장해 2025년 37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코매스 비목재 사탕수수 복사용지.

에코매스는 비목재 펄프 사업도 하고 있다. 펄프는 종이의 원료로 나무가 주원료다. 하지만 에코매스는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고 남은 폐기물을 활용해 펄프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기후테크는 공급망을 얼마나 견고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하다"며 "바이오플라스틱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비목재 펄프가 사업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 올해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코매스는 이미 2020년 자체적으로 넷제로를 달성할 정도로 탄소중립에 '진심'이다. 빗물 재활용을 비롯해, 태양광 설치를 통해 하루 평균 3.5시간은 자체 전력으로 공장을 가동한다. 24시간 공장을 가동해야 하는 환경에서 이것만으론 부족해 ‘탄소상쇄 숲’ 사업에도 참여했다. 자율적으로 탄소흡수율이 우수한 나무를 심고 이를 통한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산림청으로부터 공식 인증받는 친환경 조림사업이다. 에코매스 임직원은 정기적으로 숲 가꾸기 활동도 한다.

한 대표는 “우리는 매일 홈페이지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는데, 중소기업으로서 쉽지 않은 활동이지만 선도적으로 시행했다”며 “대기업 공급망 관리가 이뤄지면 앞으로 모든 중소기업도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오중기벤처부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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