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진 집합'…내·외부 혼란 수습에 골몰

4선 이상 모여 당 수습 방안 논의
늦어도 7월 안에 전당대회 치를 듯

총선에서 대패한 국민의힘이 수습에 나섰다. 위기 속에서 '중진 역할론'이 떠오르고 있다.

4·10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혼란에 처한 당을 추스르고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누가 등판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국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4선 이상 당선인 대상으로 '당 수습 방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윤 원내대표를 포함해 6선 조경태 의원과 5선 권성동·권영세·윤상현, 4선 김도읍·김상훈·김태호·나경원·박대출·박덕흠·안철수·윤영석·윤재옥·이종배·이헌승·한기호 당선인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로 웃는 표정으로 재선을 축하하면서도 이내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윤 원내대표는 "가감 없이 총선 패배를 받아들이되 오직 민심을 나침반 삼아 이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며 "오늘 중진 의원들과의 간담회와 내일 당선인 총회를 시작으로 최선의 위기 수습 방안을 찾기 위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간담회에서 공석인 지도부에 대한 논의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원톱 체제로 총선을 치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난 11일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국민의힘은 현재 안팎으로 혼란스럽다. 내부적으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전당대회는 이르면 다음 달 말, 늦어도 7월 안에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적으로는 야당이 용산 대통령실을 상대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2일 '채상병 사망사건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 힘 당사에서 총선참패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발표문을 꺼내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향후 당권의 핵심으로는 비윤(비윤석열)계가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을 용산과 결합한 형태로 치렀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존 선거 규칙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를 '당원 100%'로 개정했다. 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친윤(친윤석열)계를 지도부에 세우기 위해서였다. 이에 친윤계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이 당대표로 뽑혔다. 김 의원 중심의 당 운영이 흔들린 후에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한 전 위원장 등을 영입했지만 용산과 대척점에 서기보다는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윤계를 내세우면서 '영남당'으로 전락한 이미지를 지우는 데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서 당선된 4선 이상 중진 18명 가운데 영남권 당선자는 10명으로 과반수이다. 전체 지역구 당선자 90명으로 넓혀봐도 수도권 당선자는 19명에 불과하다. 반면 영남권 당선자는 59명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당 중진 의원은 "영남권과 수도권의 민심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 총선으로 확인했다"며 "수도권 중진을 내세우는 방식으로 전국에 있는 유권자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부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정치부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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