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르면 15일 재보복'…짙어지는 중동 전운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 "대응 필요"
서방 '출구' 모색…확전 막기 위해 안간힘
대응 방침 아직 결론 못 내

이란의 보복 공습을 받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현지시간) 재보복에 나선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동 지역에서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빠르면 15일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이란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이란은 13일부터 이스라엘을 상대로 첫 직접 공격을 감행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14일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상 평화를 추구한다"면서도 "이란에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 세계가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을 '악의 제국'이라고 규정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수십 년간 대리인을 앞세워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여왔다"며 "이스라엘은 자유세계의 모든 가치를 말살하려는 악의 제국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전시 각료 대다수도 재보복에 찬성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등 각료 5인은 14일 이란 폭격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긴급회의를 가졌다. 다만 구체적 방침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에 걸쳐 이스라엘에 탄도·순항 미사일 수백 기를 발사하고,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제거한 것에 대한 보복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이다. 친 이란 세력 무장 단체들을 통해 대리전을 펼쳤지만 직접 충돌은 피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확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들은 14일 이란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도 긴급회의를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화 내용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상황을 늦추고 우리가 겪은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 위해 논의한 것"이라며 "아무도 긴장 고조의 '사다리'에 오르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는 "서방 당국자들은 양국이 승리감을 가진 채 물러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음으로써 위기 고조를 제한할 수 있는 출구가 생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재보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 시마 샤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 이란 프로그램 책임자는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보복 공격이 임박할 것이라는 예측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 대응에 대한 최종 방침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조너선 샨저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연구원은 "이란은 미사일 방어 시스템, 지역 국가들과 미국의 결의를 시험했다"며 "두 세력이 직접적인 적대 관계에 돌입하면 이 갈등이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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