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방서 밀리는 폭스바겐그룹…영업익 22%↓

폭스바겐그룹, 지난해 영업익 22% 줄어
폭스바겐·아우디 부진…벤틀리·람보르기니 선전
아우디 신차·폭스바겐 HEV 라인업 부재
폭스바겐, 현대차 점유율 높은 韓서
대중(mass) 브랜드로 '정면 승부' 어려움

폭스바겐그룹코리아가 지난해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둔화되고 국내에선 수입차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그룹 산하 주요 브랜드의 신차 출시까지 지연된 영향이다.

8일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조944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 22% 줄어든 수치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는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람보르기니 4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코리아 실적 하락은 그동안 실적을 이끌어 온 폭스바겐·아우디의 매출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1년까지만 해도 한국법인 전체 매출에서 아우디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는 58%까지 내려왔다.

가장 큰 이유는 완전변경 신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업의 부재다. 우선 아우디는 한동안 이렇다 할 신차가 없었다. 주력 차종인 중형 세단 A6는 2019년 완전변경 모델을 내놓은 이후 5년 가까이 신차 출시가 없었다. 경쟁사인 BMW가 지난해 11월 5시리즈 완전변경 모델을,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초 완전변경 E클래스를 선보인 행보와 대비된다.

A6뿐만 아니라 Q6 e-트론 등 주력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신차 출시도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소프트웨어(SW) 부문 자회사인 카리아드의 SW 개발에 계속 문제가 생기면서 포르셰, 아우디 주요 차종의 출시가 지연된 탓이다.

그룹 내에서 가장 강력한 전동화 전환을 추진했던 폭스바겐은 국내에서 전기·수입차 수요 둔화가 맞물리며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폭스바겐 차량 1만247대 중 90%가 내연기관차, 나머지 10%가 전기차였다. 최근 국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없었다. 또한 대중(mass) 브랜드로서 국내에서 폭스바겐의 타깃 시장이 현대차·기아와 겹친다는 지적도 있다. 제네시스 등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으로 대중 수입차 브랜드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하이엔드 브랜드인 벤틀리·람보르기니는 선전했다. 벤틀리는 지난해 매출이 2300억원으로 21% 늘었고 람보르기니도 1395억원으로 33% 증가했다. 지난해 국내 벤틀리 판매 대수는 일본을 제치고 아시아·태평양 2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람보르기니 역시 본국인 이탈리아(409대)보다도 많은 434대가 판매됐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는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 방향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다졌다"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신차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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