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대신 金 향하는 中...17개월 연속 금 보유량 증가

전문가 "국제 통화 불확실성 대응"
美 국채 보유량 줄이며 위안화 방어

중국이 17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국제 통화와 관련된 불확실성 대응과 국가 금융 안보 강화에 중점을 둔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7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이 7274만온스를 기록, 전달 대비 16만온스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의 금 보유량은 1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게 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선물시장에서 금 선물 근월물은 전날 장중 트로이온스당 2349.10달러(약 317만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이후 다소 하락해 7일 2331.10달러에 장을 마쳤지만, 올해 초 2070달러 초반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보유 자산 증가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이 전통적 안전 자산과 국가 금융 안보에 지속해서 중점을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시쥔양 상하이 재경대 교수는 GT에 "금 보유량을 확대하는 주요 이유는 국제 통화와 관련된 불확실성"이라면서 "특히 미국 달러 환율이 변동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1월 기준 7977억달러로, 전달 대비 186억달러 감소했다. 2022년 4월 이후부터 중국은 미 국채 보유액은 1조달러 미만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7635억달러)에는 2009년 3월(7764억달러) 이후 14년 9개월 만에 최저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당국이 미 국채를 매각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국가외환관리국은 3월 말 기준 중국의 전체 외환보유고가 3조2460억달러로 전월 대비 198억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외환관리국 측은 외환보유고 증가 배경에 대해 "환율과 자산 가격 변화 등 복합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면서 "거시경제지표,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 여파로 달러지수 등 글로벌 금융자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디지털 실물결제 통합포럼50의 후치무 사무차장은 "외환보유고를 3조달러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국이 국제 금융 위험에 대비하고 위안화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가가 경제 성장 안정화에 집중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후 사무차장은 "저렴한 중국 제품에 대한 전 세계의 수요는 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하다"면서 "무역이 안정돼 수출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세계 원자재 시장의 회복 역시 전 세계적인 경제 부흥을 의미하며, 이는 중국의 제조·수출 부문을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부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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