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에 나선 가운데 지난 2월부터 수업을 미뤄왔던 의대들이 이번 주부터 속속 수업을 재개한다. 하지만 유급 위기에도 여전히 적지 않은 의대생들이 학교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경북대 의대는 이날 본과 1~2학년부터 온라인 비대면으로 의대 수업을 재개한다. 본과 3~4학년은 오는 15일부터 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시작한다. 경북대는 지난 2월19일부터 전국 40개 의대가 동맹휴학 등 집단행동을 결의함에 따라 5차례 휴강을 연장해 왔다.
전북대 의대도 이날 수업을 재개한다. 전북대는 대면 강의를 재개하되 출석이 어려운 학생을 고려해 비대면 수업을 병행한다. 전북대 역시 지난 2월부터 여러 차례 휴강을 연장하며 수업을 미뤄왔다. 경북대는 의대생 660명 중 508명, 전북대는 665명 중 641명이 휴학을 신청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학교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정하고 있어 통상 학기당 15주 이상의 수업시수를 확보해야 한다. 게다가 수업 재개를 더 미룬다면 오는 8월에 시작하는 2학기 학사일정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이달 중·하순을 개강의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이 밖에도 가톨릭대와 전남대는 오는 15일, 강원대는 22일에 의대 수업을 시작하고, 중앙대는 다음달 1일에 수업을 재개하기로 했다. 가천대는 지난 1일부터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하고 있지만 의대생들이 학교로 복귀할 가능성은 미지수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 의대생들은 휴학계 수리를 요청하고, 수리되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휴강이 끝난 이후에도 수업에 돌아오지 않으면 유급 등 피해를 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부분의 의대에서는 학칙을 통해 수업일수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 결석한 학생에게 F 학점을 준다. 의대생은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1년 유급 처리가 된다.
교육부가 집계한 의대생 휴학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1만375명의 의대생이 유효 휴학을 신청했다. 이날까지 전체 의대 재학생의 55.2%가 휴학을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