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가나에서 63세 남성 종교 지도자가 12세 소녀와 결혼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BBC와 가나웹뉴스 등의 외신은 지난달 30일 가나 넌구와에서 열린 종교 지도자 고보루 울로모(63)와 12세 소녀가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이 담긴 사진 등을 보도했다.
이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고, 수많은 외신과 누리꾼이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그러자 이 공동체에 속한 이들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중이 자신들의 풍습과 전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동체의 한 관계자는 BBC에 "소녀가 맡은 아내의 역할은 순수한 전통이자 관습"이라며 "이 소녀는 6년 전부터 지도자의 아내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지만, 그 과정에서 교육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또 결혼식을 치른 이 12세 소녀는 앞으로 임신과 출산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가나의 일부 유명 인사를 비롯해 대중은 해당 결혼은 비인간적인 행위라며 분노를 표했다. 대중의 분노가 들끓자 이례적으로 현지 경찰도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소녀의 신원을 확인하고 찾아냈다"며 "현재 소녀와 어머니는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여성, 아동, 사회복지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법적 결혼 나이가 18세임에도 전통과 관습으로 가나 등 아프리카에서는 미성년자와의 조혼이 만연하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전 세계에서 한 해 1200만명의 소녀가 원치 않는 조혼을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유니세프가 2022년 누리집에 올린 설명을 보면 최근 들어 조혼은 줄어드는 추세다. 유니세프는 "18살 이전의 조혼은 근본적으로 인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전 세계 소녀들의 생명과 복지, 미래를 위협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