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기자
서울 지하철 4호선 사당역 갈림길에서 출발해 서울 관악구 관악산공원 입구까지 걷는 5.7㎞가량의 코스다. 시간은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서울시가 4월부터 본격 운영하는 '서울둘레길 2.0' 21개 코스 중 열한 번째 코스다. 대부분의 구간이 숲길로 비교적 난도가 있는 코스지만 서울의 산림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코스이기도 하다.
출발은 사당역 4번 출구에서 한다. 출구를 나와 50여m를 지나 우회전 후 빌라 사이를 걷다 보면 관악산 입구가 나타난다. 관악산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경기 안양·과천시의 경계에 있는 높이는 632.2m의 산이다. 산 정상부는 바위로 이뤄져 있는데 그 모습이 갓을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아 관악산(冠岳山)이라고 부르게 됐다.
산길을 걷다 보면 관음사가 나타난다. 1943년 이후 쓰인 '봉은사본말사지'에 의하면 관음사는 신라 진성여왕 9년(895) 도선대사가 세운 비보사찰 중 하나로 전해진다. 조선 초기에 쓰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관음사의 절경을 읊은 시조가 수록돼 있어, 이 무렵까지 관음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영조 때 쓰인 '여지도서'에도 관음사가 등장한다. 관음사 입구에는 수령 300여년의 느티나무가 있어 지정보호수로 관리되고 있다.
관음사를 지나 능선을 지나다 보면 무당골이 나타난다. 무당골은 무당들의 기도 터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속신앙에서는 우주만물과 그 운행에는 각각 그 존재와 운행질서에 상응하는 기운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다. 무당골은 우리나라 무속신앙을 되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코스 말미엔 강감찬 전시관이 있는 낙성대 공원이 있다. 낙성대는 고려시대 명재상이었던 강감찬이 태어난 곳으로, 현재 공원으로 조성돼있다. 그가 출생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고 하여 생가터를 낙성대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서울시가 1973년 강감찬 생가 일대를 보전하기 위해, 이곳 일대 약 1만평을 공원으로 지정했다. 공원 동쪽엔 사당을 지어 '안국사(安國祠)'라 칭하고 영정을 모셨으며, 정면에 외삼문인 안국문과 내삼문을 세웠고, 문안에 낙성대 3층 석탑을 옮겨와 안치했다.
특히 조경 시설에 역점을 둬 공원 내에 5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공원 입구엔 큰 연못을 파 구름다리를 설치했으며 성역화 지역 내에도 낙성교를 두었다. 따라서 광장과 놀이마당 등 휴식처가 마련되고, 관악산 기슭이라는 위치의 이점과 조화돼 사시사철 찾는 사람이 많은 서울 남부지역의 대표적 명소로 알려져 있다.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제4호인 낙성대 3층 석탑은 봉천동 218번지 본래의 낙성대 터에 있던 것을 보수하여 1973년에 현재의 낙성대 위치로 옮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