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수연기자
엔화가 3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전직 일본은행(BOJ) 관계자로부터 다음 금리 인상 시점이 이르면 올해 10월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일 BOJ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이자 일본의 인플레이션 전문가인 와타나베 츠토무 도쿄대 교수는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조치가 그렇게 빨리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와타나베 교수는 "BOJ는 데이터를 보고 정책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으며, 비합리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BOJ가 예상보다 빠르게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한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과 대조적이다.
BOJ는 앞서 지난달 19일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와타나베 교수는 서비스 가격이 다소 부진하고, 인플레이션 주요 데이터가 BOJ 회의 이후에 발표된다는 점을 들어 "데이터에 전혀 의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할 중요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엔화 약세가 (금리 인상) 촉매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BOJ는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서 기준금리 상한선을 0.1%로 설정했다. 금리를 올렸음에도 기준금리가 5.5%에 달하는 미국 등 주요국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많은 전문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전망이 명확해질 때까지 엔화가 계속 압박받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다.
와타나베 교수는 앞으로 BOJ가 임금 상승이 서비스 가격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지금까지 인상적인 가속도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일본 서비스 가격은 2.2% 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본 최대 노동조합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춘투(노사 임금 협상) 이후 급여를 평균 5.3%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1991년 이후 최고치다. 임금 인상이 서비스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려면 BOJ는 최소한 오는 8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고 와타나베 교수는 말했다. 때문에 BOJ에서 이를 반영한 분기별 인플레이션 전망을 발표하는 10월이 후속 인상을 위한 이상적인 시기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 중 약 62%가 올해 가을까지 BOJ가 2차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응답자의 23%는 오는 7월, 26%는 10월에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