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남편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한국식 제사상을 차려준 한 일본인 여성의 미담이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본인 와이프가 차린 제사상'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현재 일본 오사카에서 거주 중이라는 글쓴이 A씨는 "내일이 아버지 2주기인데 외출했다가 돌아오니 제사상을 차려뒀다"며 "생각지도 않았는데 너무 울컥해서 좀 울었다"라고 운을 뗐다.
A씨가 게재한 사진을 보면, 간소화된 제사상이 준비된 모습이다. 1열에는 과일, 마지막 열엔 떡과 포가 놓인 모습도 전통 제사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A씨는 "한국말도 못 하는데 대체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더니 검색을 해서 사진을 보고 했다고 한다"며 "많이 감동했고 저도 정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성이 느껴진다", "있을 구색은 다 갖췄다", "일본에선 생소한 문화일 텐데 대단하다" 등 찬사가 나왔다.
현대화·간소화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국내에선 여전히 조상에 제사를 지내는 가정이 많다. 그렇다면 이웃 나라인 일본에선 어떨까.
유교 문화가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한 일본에는 한국 같은 제사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 봄, 가을 두 차례 조상님의 묘지를 찾아뵙는 '오히간' 문화가 있기는 하지만, 해당 문화는 불교에서 파생된 것으로 엄밀히 따지면 제사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일본에도 조상의 혼을 집으로 모시는 개념인 '오본'이 있다. 매년 8월(일부 지역은 7월) 있는 행사인데, 묘 앞에 있는 제단에 양초를 놓고 촛불을 붙인 뒤, 촛불을 제등 안에 넣고 집으로 돌아와 모시는 의식이다. 오본 기간이 끝나면 촛불을 도로 묘로 가져가 불을 끈다.
이 의식도 불교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 일본인은 오본 기간 저승과 이승의 거리가 가장 가까워진다고 믿었다. 촛불을 켠 등을 길잡이 삼아 조상의 영혼이 집에 들렀다 가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