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관심도 없는데 오타니를 좋아해야 하는 게 당연한 풍조가 됐다. 싫증이 난다."
일본의 20대 직장인은 일본이 낳은 불세출의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그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에 대해 쏟아지는 보도에 신물이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일본 주간현대의 현대비즈니스는 일본에서 ‘오타니 해러스먼트(오타니 하라)’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러스먼트(harassment)는 괴롭힘을 의미하는 영어로 일본에서는 권력(파워)에 의한 갑질을 '파워하라' 성적(섹스)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을 '세쿠하라' 등 신조어로 축약해쓴다.
‘오타니 하라’는 일본 신문과 방송의 각종 뉴스와 광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각종 행사 등에서 매일 오타니가 등장하면서 오타니가 ‘지긋지긋한 사람들’의 속마음이다.
가뜩이나 메이저리그(MLB)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오타니가 결혼 소식에 이어 절친한 친구 통역사의 불법도박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타니의 경기 외적인 소식도 뉴스의 소셜미디어의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MLB 시즌도 시작한 터라 스캔들에 경기에 언론과 SNS에서 오타니의 화제가 사라지지 않는 날이 없다.
팬들은 기쁘지만 관심 없는 이들에게는 ‘또 오타니’다. 한 누리꾼은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오타니 피해자 모임을 만들자는 말도 한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일찍이 이렇게까지 뉴스를 석권한 운동선수가 있었을까”라면서 “모든 미디어는 오타니 쇼헤이 일색이다. 결혼이나 통역의 해고 보도는 어쩔 수 없지만, 개를 기른 것까지 톱뉴스로 보도된다. 이 분위기에 질린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대비즈니스는 “오타니 해러스먼트라는 단어 자체는 올해 2월 하순쯤부터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그 무렵부터 편파 보도에 대해 시청자와 누리꾼들의 지긋지긋한 분위기가 감돌았다면 결혼에 통역사 해고, 오타니 기자회견까지 뉴스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오타니 관련 게시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