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n]'프리패브 성장 가능성, 유럽이 먼저 알아봐'

김수 GS건설 해외프리패브사업 담당
미리 부품 생산해 현장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공기 단축·건물 형태 다양해 유럽에서 인기
사우디·호주·미국 등 해외 진출 모색

편집자주'건설in'은 건설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건설사의 핵심사업, 신성장동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설인들을 만나 생생한 업계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김수 GS건설 해외Prefab사업 담당이 GS건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GS건설의 자회사인 영국의 엘리먼츠와 폴란드의 단우드는 평당(3.3㎡) 300만원대 저가형 단독주택부터 2000만원이 넘는 호텔까지 다양한 상품을 다룬다. 두 업체는 영국과 독일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사우디와 호주, 미국 등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김수 GS건설 해외프리패브사업 담당은 1일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더 과감하게 프리패브를 적용할 수 있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프리패브 사업은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신사업 중 하나다. 허 대표는 신사업추진실장을 맡아 모듈러를 비롯한 미래 전략사업 발굴에 힘을 쏟았다. 2020년 초 단우드와 엘리먼츠를 인수한 후 GS건설은 프리패브를 주요 사업의 한 축으로 성장시키고 있다.

프리패브는 미리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법을 통칭한다. 이 중 모듈러는 골조, 전기배선 등 자재를 공장에서 제작해 부지에 블록을 쌓듯 조립하는 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을 말한다. 김 담당은 GS건설에서 이 사업의 해외 법인장 격의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에서 근무하는 김 담당은 업무차 한국을 찾았다가 기자와 만났다.

그는 "건설업은 변화가 필요하고 그 방법 중 하나가 프리패브다. 글로벌에서도 프리패브를 크게 본 곳은 많지 않다"고 했다. 건설업계는 보수적이고 혁신 공법 적용에도 미온적인 편이지만 그럼에도 프리패브의 성장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국내보다 프리패브 시장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단독주택부터 고층 빌딩까지 다양한 건물을 모듈러 방식으로 짓고 있다. 단우드는 독일의 모듈러 턴키 1위 기업으로 연간 1000여가구의 모듈러 주택을 공급하며 올해는 공동주택 사업을 시작했다. 엘리먼츠는 영국 버밍엄에 55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과 상업시설을 짓는 ‘캠프힐 프로젝트’(2026년 4월 완공), 런던에 23층 오피스 호텔을 짓는 ‘이스트로드 프로젝트’(연말 완공)를 수주했다.

김수 GS건설 해외Prefab사업 담당이 GS건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유럽에서 프리패브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김 담당은 "유럽 북부는 해가 일찍 지고 겨울이 길어 공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보니 단독주택 중 상당수를 프리패브로 짓는다"며 "영국에서는 원도급자가 하도급을 주지 않고 수평적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고층 건물은 평균 3년 이상 소요되는데, 임대주택 프로젝트는 20개월 만에 생산하고 마감공사까지 36개월이면 끝난다"고 설명했다.

독일에서는 전체 건물 중 20%가량이 프리패브로 지어진다. 단우드는 단독주택 상품을 가격대별로 패밀리, 투데이, 넥스트, 비전으로 세분화해 공급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에 비전 샘플하우스도 완공한다. 목조 모듈러 기업인 단우드는 철골 프레임을 접목시켰는데, 인수 이후 시너지를 낸 사례다.

김 담당은 "국내에 있는 기술연구 조직에서 매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영국과 독일에서 직접 적용하며 시험하고 있다"며 "단우드는 목조 모듈러 기업이지만, 최근 철골 프레임 모듈러 상품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고층 모듈러 실적이 많은 엘리먼츠에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호주와 미국 등 선진국 진출 기회도 엿보고 있다.

김수 GS건설 해외Prefab사업 담당이 GS건설 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김 담당은 "사우디와 매주 미팅을 진행하는데 전망은 밝아도 시장이 모호한 측면이 있어 매력도가 높아질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조용하게 확실한 기회를 물색 중"이라며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호주와 개발사업이 활발한 캘리포니아에서도 주택 시장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타깃 시장이 감지되면 본격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프리패브 사업은 사회가 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인 자재 활용이 가능한 공법이다. 이 같은 시대 흐름은 국내 건설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담당은 "호주나 영국의 대기업 건설사도 프리패브를 장려한 적이 있지만 실패했다. 단독주택부터 반도체 기업까지 다양한 고객들을 접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향후 서울 한복판에 프리패브로 수천 가구의 고급 ‘자이’ 아파트를 짓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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