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김택진·박병무 투톱체제 출범…'글로벌 진출 원년'(종합)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해 역량 강화에 나선다. 경영 효율화와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회사 전반의 체질 개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엔씨는 28일 경기 성남시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김택진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박병무 공동대표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밖에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7개 의안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주총에는 박 신임 대표를 비롯해 구현범 최고운영책임자(COO), 홍원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엔씨 주요 임원진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이날 주총에 불참했다.

박 신임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2022년 대비 아쉬운 결과를 남겼다"며 "글로벌 게임시장 전반이 굉장히 불안하고, 엔씨도 대내외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가도 많이 하락해 주주 여러분께 매우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여년의 숱한 역경 속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체 개발한 다수의 흥행 IP를 보유하고 있고, 우수한 인재와 자산이 존재한다"면서 "성공과 실패 노하우도 축적돼 있어 이를 활용하면 충분히 다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믿고, 주가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시장을 노린 새로운 장르의 게임들이 올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올해는 엔씨의 글로벌 진출 원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 신임 대표의 이 같은 자신감에도 주주들 사이에선 엔씨의 계속되는 실적 하락과 경영 불안에 대한 성토가 나왔다. 특히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김 대표 부인 윤송이 사장이 총괄하고 있는 북미 사업 법인 NC웨스트홀딩스의 경영 적자를 지적했다.

이에 박 신임 대표는 "NC웨스트 산하의 여러 스튜디오를 경쟁력 있는 아레나넷으로 통합했다. 길드워라는 굉장히 의미 있는 지식재산(IP)을 만든 곳이고, 현재 '길드워3'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송이 사장이 단순히 대표의 가족이라는 것을 떠나 인공지능(AI)에 대한 전문성, 미국에서의 네트워크 등이 회사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을 봐 달라"고 강조했다.

창업주 김 대표의 연봉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급여 25억5900만원, 상여 46억6500만원 등 총 72억4천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게임업계 경영자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에 구 COO는 "8월이 되면 상반기 보수가 공시될 텐데, 올해 3월 보상위원회에서 책정된 김 대표의 2023년 성과 연동형 보상은 0원으로 이미 책정돼 있다"며 "김 대표 또한 가타부타 말씀 없이 이미 수용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씨는 대표가 본인의 보수를 직접 결정하는 구조가 아니다. 이사회나 보상위원회를 통해 독립적이고 합리적으로 결정된다"며 "월 급여 형태의 보수보다는 성과에 연동하는 장기 인센티브를 주로 편성하는데, 회사 실적과 직결해 운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박 신임 대표는 올해 야구단 ‘엔씨 다이노스’의 경영효율화를 진행하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당사 자회사인 엔씨 다이노스에 258억원을 지급했는데, 올해 12월까지 373억 원의 대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라며 "다만 올해 경영 지원을 대폭 낮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IT부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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