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용선사 머스크(Maersk) 배상액 관심
1851년 제정된 '책임제한법' 적용될 듯
"타이타닉 사고 때도 선주 책임 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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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교량과 선박 간 충돌사고로 손실 배상 책임공방이 불가피해졌다. 항만이 폐쇄되고 일대 교통이 장기간 마비돼 피해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사고 선박의 용선사인 대형 해운사 머스크(Maersk)가 짊어져야 할 배상액 규모는 초미의 관심사다.

미국 내 법률전문가들은 머스크의 경우 선박 운영을 맡지 않고 선박을 이용하기로 계약한 용선사라 책임이 아예 없거나 매우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과거 타이타닉호 사건 등 대형 선박사고시 선주 책임을 크게 줄여줬던 미국의 '책임제한법(The Limitation of Liability Act of 1851)'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 선주도 예상보다 훨씬 적은 배상액을 적용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멈춰서버린 美 최대 자동차 수출입항…사고배상액 수억달러 이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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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폴 위데펠드 메릴랜드주 교통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볼티모어항의 선박 입출항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단된다"고 밝혔다. 선박 충돌사고로 붕괴된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의 잔해들이 항로를 막아 선박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 볼티모어항을 출항하려던 화물선 13척도 항구에 발이 묶였다.

이날 새벽 싱가포르 컨테이너선인 '달리(Dali)호'가 볼티모어항 출항 직후 패타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대교와 충돌했고, 그 충격으로 교량이 순식간에 무너져내렸다. 사고 당시 교량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으며 이 중 2명은 구조됐고 6명은 실종됐다. 달리호 승무원 22명 중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충돌 직전 교량의 차량통행이 제한돼 큰 인명피해는 막았지만, 볼티모어항 폐쇄에 따라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메릴랜드 항만청에 따르면 물동량 기준으로 볼티모어항은 미국 내 9위 항구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약 75만대의 자동차를 수출입한 항구다. 항만 폐쇄 기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최소 수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되면서 향후 손해배상 소송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머스크 소속 선원없어 책임 안질수도…선주도 '타이타닉법' 적용시 배상 감액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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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 부분은 달리호의 용선사이자 세계 2위 대형 해운업체 머스크의 배상 규모다. 달리호는 현대중공업이 2015년 건조한 컨테이너선으로 선주는 싱가포르 기업인 그레이스 오션, 배의 운영업체는 시너지그룹이다. 향후 사고 책임 및 배상문제를 둘러싸고 이들 기업들과 보험사들간 치열한 법적 공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일단 용선사인 머스크의 책임소지는 매우 적거나 아예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의 스테판 코바체프 신용분석가는 "머스크는 단순 용선사로 해당 배에 소속 선원이 탑승하지 않았고 선박 운영은 별도 운영업체가 책임지므로 아예 책임이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해상 보험이 비용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고 아직 피해 규모가 얼마나 잡힐지, 누가 얼마를 지불해야할지가 정해지지 않아 이러한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머스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선주와 선박운영사도 미국의 책임제한법이 적용되면 예상보다 훨씬 배상액이 적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851년 제정된 책임제한법은 실제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사고 당시에도 적용돼 미국에서는 '타이타닉법'이라 불리기도 한다. 해당 법은 선상 사고 발생시 선주가 책임지는 배상액을 사고 선박 및 화물의 가치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마틴 데이비스 미 툴레인대학 해양법률센터 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1851년 해운산업 장려와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법으로 선주의 책임을 크게 제한하는 법"이라며 "해당 법이 적용되면 전체 배상청구액이 수억달러에 달하다고 해도 실제 배상책임은 수천만달러대로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취재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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