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기자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가치형 위탁운용사로 선정한 베어링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 3곳 운용사의 투자전략 및 지분 보유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근 시장가치가 저평가된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유형인 '가치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했다. 국민연금도 정부가 올 하반기 본격 가동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고려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국민연금 가치형 위탁운용사로 선정된 베어링자산운용이 최근 1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주식 등 대량보유상황보고 공시한 내용을 보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보유가 눈에 띈다. 베어링은 현대백화점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의 지분 9.73%(227만7584주)를 확보하고 있다. 한섬 지분은 지난해 11월15일 기준 8.2%에서 올해 2월26일 기준 9.73%로 늘어났다. 같은 현대백화점 계열의 홈쇼핑 회사인 현대홈쇼핑 지분도 꾸준히 늘려 올해 2월26일 기준 5%를 넘어섰다. 5.03%(60만3382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자동차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이노션의 지분도 올해 2월16일 기준 7.05%(282만1547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6.04%(241만6216주)에서 약 1% 가량 더 늘어났다.
의료 산업용 영상솔루션 전문기업 뷰웍스의 지분도 꾸준히 사모아 올해 1월8일 기준 6.17%(61만6725주) 확보했다. 이외에도 동아쏘시오홀딩스(9.1%), 에스에프에이(9.13%), 피에스케이(6.02%), 성광벤드(5.01%), 삼익THK(4.3%), 인터로조(5.02%), 원익머트리얼즈(8.3%), 와이지-원(4.74%), 코텍(4.1%), 코스맥스(4.56%) 등을 보유하고 있다. 베어링은 지난해 9월 기준 한국법인 운용자산이 15조원(약 113억달러)을 돌파한 글로벌 운용사다.
또 다른 위탁운용사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해 2월6일 기준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 4.74%(47만4196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5일 5.61%(56만2162주)에서 8만7966주(0.87%) 감소했다. 한국알콜 지분도 지난해 10월 25일 기준 9.37%(202만3416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LF(7.11%), 코스메카코리아(8.41%)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톤은 최근 1년내 공시는 없지만 BYC(8.13%), 태광산업(5.8%) 등도 대량보유하면서 주주 행동주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리자산운용은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을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한편 국민연금은 각 운용사에 대한 자금 배정 규모와 시기는 국민연금기금의 포트폴리오 운용 사정과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투자 8개 유형 중 가치형 위탁운용사를 선정하는 건 2016년 이후 약 8년 만이다. 정부의 상장사 밸류업 정책이 시행을 앞둔 가운데 국민연금의 가치형 위탁운용사 선정이 저평가·가치주들에 힘을 실어줄지 시장 기대도 모아진다. 서원주 기금운용본부장은 "기업의 시장 가치가 저평가된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우수한 역량을 지닌 외부 운용사를 선정했다"며 "국민의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에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