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 세계 곳곳서 한복에 부채춤 홍보…이러다 원조 자리 내준다'

"세계 곳곳서 부채춤 관련 제보 받아"
"부채춤=중국춤 오해 일으킬까봐 우려"

중국이 전 세계에서 부채춤을 중국의 것으로 소개하면서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세계 곳곳에서 '부채춤'에 관한 제보를 많이 받고 있다"며 여러 사례를 전했다.

서 교수는 최근 막을 내린 세계적 축제 '니스 카니발'을 소개하는 한 프랑스 여행사 사이트에 올라온 부채춤 사진에 '중국인 댄서'라는 설명이 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달 말 뉴욕 차이나타운에서 열린 대규모 퍼레이드 행사에서도 중국인들은 외국인 관광객 앞에서 부채춤을 췄다. 이외에도 지난달 음력설을 맞아 미국 NBA 덴버 너기츠 홈구장에서 '중국 댄스팀'으로 소개된 중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페이스북]

서 교수는 "전 세계 곳곳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는지라, 자칫 '부채춤'이 '중국춤'으로 외국인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봐 매우 우려스럽다"며 "중국의 최대 포털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우리 부채춤을 '중국 민간 전통무용'이라고 왜곡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홍콩 고궁박물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한복을 차려입고 부채춤을 추는 장면을 사진으로 올리면서 '차이니즈 댄스(Chinese Danc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 교수는 "부채춤은 부채를 주된 소재로 삼은 한국 무용으로, 1954년 김백봉이 창작 발표한 김백봉류 부채춤이 가장 화려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며 "모쪼록 중국의 왜곡에만 분노할 것이 아니라, 향후 부채춤의 역사에 관한 다국어 영상을 제작하여 전 세계인들에게 부채춤은 '한국 무용'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려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채춤'은 원로 무용가 김백봉에 의해 창작돼 1954년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시공관 무대에서 처음으로 발표됐다. 이후 1968년 멕시코올림픽에서 군무로 공연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작품으로 자리 잡았다. 1992년 명작무로 지명됐으며 2014년 김백봉 선생의 고향인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등재됐다.

이슈&트렌드팀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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