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평화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GTC 2024에서 내놓은 기조연설의 방점은 사업 확대에 찍혀 있었다. 그는 연설에서 "앞으로 움직이는 모든 게 로봇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을 선언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본 김선욱 엔비디아코리아 테크마케팅 상무는 "AI로 시작해서 로봇 사업까지 엔비디아가 지금까지 이룬 것들을 크게 살펴볼 수 있었던 행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황 CEO는 기조연설 말미에 직접 훈련한 로봇을 선보이며 로봇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구체화했다. 엔비디아는 종래에 로봇 프로세서와 로봇을 학습시킬 플랫폼 등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선 단순한 로보틱스보다는 AI 로보틱스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관련 사업 역시 구체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나선 것이다.
최근 산업계에선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 및 사업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우 그간 AI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관련 칩 설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까지 전방위적인 인프라를 제공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로봇 두뇌가 될 AI 분야에서 경쟁력이 큰 만큼 로봇 사업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엔비디아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반도체인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시리즈를 통해선 자이언트 그래픽처리장치(GPU) 개념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블랙웰 GPU인 B200 두 개에 자체적으로 선보인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한 'GB200'을 기반으로 이를 수십 개 쌓아 거대한 GPU로 선보이는 개념이다.
황 CEO는 "블랙웰은 모든 산업에서 AI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며 "회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마존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많은 기업이 블랙웰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엔비디아 AI 칩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포함되다 보니 이날 행사를 두고 관심이 컸다. HBM은 D램을 여러 개 쌓아 구현한 고용량·고성능 제품이다. GPU와 함께 쓰이면서 AI용 메모리라 불리고 있다. 엔비디아가 이번에 선보인 블랙웰 GPU에는 HBM 5세대 제품인 HBM3E가 들어가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GTC 행사에 전시 부스를 두고 자사 HBM3E 최신 제품을 선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세계 D램 시장 매출에서 HBM 비중이 지난해 8.4%에서 올해 20.1%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 측은 "올해 HBM 연간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는 260%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