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주상돈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사과·배 소비자가격이 올해 설 명절 이후 처음으로 하락 전환했다. 정부와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할인 지원과 납품단가 지원이 소매가격 내림세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사과·배 가격이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는 만큼 정부는 긴급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가격 안정 시까지 확대 집행할 계획이다.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사과(후지·상품) 10개의 평균 소매가격은 18일 기준 2만4148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11.9%(3276원) 낮아졌다. 배 소매가격도 하락 전환했다. 배(신고·상품) 1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18일 4만1551원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8.4%(3830원) 내렸다.
사과와 배 소매가격이 동반 하락한 것은 올해 설 명절 이후 처음이다. 사과는 지난 7일 3만877원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배 소매가격 피크는 지난 15일 기록한 4만5381원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사과·배의 경우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할인 지원에 하락세를 보이다 연휴 이후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할인 지원을 확대하고 납품단가 지원에 나서면서 전일 사과·배 소매가격이 하락 전환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과일 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았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 사과·배 소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고, 도매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 10개 소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2만2861원)보다 5.6%(1287원) 높다. 특히 배는 전년 대비 52.0%(1만4211원) 오른 가격이다.
도매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기준 후지 사과 10㎏ 도맷값은 7만4978원으로 전일보다 5.9%(4198원)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20.5% 뛴 상태다. 신고 배(10㎏) 도매가격은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9만9871원으로 전일보단 5.3%(5569원) 낮아졌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217.8% 급등한 수준이다.
정부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사과·배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5일 발표한 긴급 가격안정자금(1500억원)을 가격 안정 시까지 확대 집행하는 한편 철저한 중장기 생산·유통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할인 지원(450억원)의 경우 할인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납품단가 지원(755억원) 품목을 13개에서 21개로, 지원단가도 최대 2배 늘린다. 사과와 배의 경우 1㎏당 4000원씩 납품단가를 지원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햇사과·배가 나오기 전까진 절대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다"며 "가격이 하향 안정될 수 있도록 할인과 납품단가 지원을 지속하고 참외와 수박 등 대체 과일과 수입과일 공급을 확대하는 등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