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주기자
오규민기자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가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수익 다변화 방법으로 ‘주식 투자’가 눈길을 끈다. 배당금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DGB금융·JB금융 등 지방금융지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 DGB금융은 지난달 말 기준 최대 주주가 국민연금에서 OK저축은행으로 바뀌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말 DGB금융 지분 7.53%를 보유한 2대 주주였으나 지난달 말 8.49%까지 지분을 늘리며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같은 기간 DGB금융 지분을 8%에서 7.99%로 줄었다.
이달 4~7일에는 OK저축은행이 장내에서 JB금융 주식 36만6860주(약 48억원)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이 보유한 JB금융 지분도 10.21%에서 10.5%로 0.29%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JB금융 지분 약 96만주를 대거 처분했지만, 4분기에 다시 사들였고 이번엔 추가로 늘렸다.
OK저축은행의 이같은 움직임은 저평가된 지방금융지주 지분을 사들여 이익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시세차익과 평가이익은 물론 배당수익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두 금융지주의 지분을 5% 이상 확보하며 본격적으로 투자에 뛰어든 데 이어 이들 금융지주가 고배당 정책을 추진하자 투자 규모를 늘린 것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방금융지주 주식은 단순 투자 목적으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지방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보다 다소 부진한 실적에도 주주환원에 나섰다. JB금융은 지방금융 3사 중 유일하게 주주환원율이 2022년 27%에서 지난해 30%대(33%)로 올라섰다. 주당배당금도 2022년 835원에서 지난해 855원으로 20원 올랐다. 지난해 매입한 3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중 200억원을 소각했다. DGB금융의 주주환원율은 28.8% 지난해(27.4%)보다 증가했다. 주당배당금은 550원으로 전년(650원)과 비교할 때 소폭 하락했지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전년에 비해 끌어올렸다. DGB금융은 지난해 자사주 200억원 매입을 최초로 실시했다.
실제로 OK저축은행이 거둔 배당수익이 확대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이 두 금융지주의 지분을 취득한 첫해인 2021년 결산기준 배당금으로 136억원을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2434억원)의 5.59%다. 올해 이들 금융지주로부터 수령할 배당수익은 DGB금융 78억원, JB금융 94억원으로 총 173억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상반기 OK저축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535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반면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업계의 총 손실은 1000억원이다. 순이익이 줄어들어도 배당수익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여 배당금은 ‘알짜’ 수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