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형기자
사막 도시 두바이에 '물폭탄'이 쏟아졌다.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할리파 꼭대기에는 번개가 내리치고, 도로는 물에 잠겼다.
현지 매체 '걸프 뉴스'는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도시 두바이 및 알아인, 아즈만, 라스 알 카이마, 푸자이라 등이 침수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최근 해당 지역은 천둥·번개와 돌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몰아쳤다. 사막 도시인 두바이는 갑작스러운 비에 속수무책이었다. 도로는 물에 잠겨 마비됐고, 공항 활주로 이용도 중단돼 항공편 결항이 속출했다.
UAE 국립기상센터는 두바이 인베스트먼트 파크 및 제벨 알리, 그린스, 알푸르잔, 두바이 스포츠 시티, 인터내셔널 시티 등 주요 도로에서 폭우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은 우박까지 쏟아졌다.
강우량은 단 6시간 만에 50㎜를 기록했는데, UAE의 1년 평균 강수량은 100㎜ 안팎이다. 반나절 만에 1년 내릴 비의 절반가량이 쏟아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폭우 사태가 '인재'일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걸프 뉴스는 UAE가 1990년대 말부터 인공 강우 수단을 도입했다고 전했다. 인공 강우는 화학 물질을 대기에 살포해 비구름을 늘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최근의 기후 변화와 인공 강우가 겹치면서 빗물이 대폭 증가했다. 결국 사막 한가운데에 갑자기 우박과 비바람이 쏟아지는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두바이 침몰'도 더는 허무맹랑한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12월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열린 당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을 막지 못하면 부르즈 칼리파가 침수될 거라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