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수조원 쓰고도 실패…천하의 애플도 포기한 기술

애플차, 레벨 5 단계 자율주행 목표로 개발
"'충분한 차' 대신 자율성에 집착했다"
"실패 깨달았을 땐 이미 수조원 지출"

애플이 10년 가까이 투자했던 전기차 개발계획이 좌절한 원인은 무엇일까. '오만함'이 근본적 원인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돼 관심이 쏠린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애플카의 개발 잔혹사를 면밀히 분석한 기사를 실었다. 앞서 애플은 애플카 프로젝트 취소 소식을 전하며 앞으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이 10년 가까이 투자했던 전기차 개발이 좌절한 이유로 '오만함'이 지적됐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블룸버그는 "애플이 10년 전 애플카 프로젝트에 착수할 당시부터 실패할 운명에 처해 있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애플이 원한 전기차가 '완전 자율주행차'라고 전했다. 완전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간섭 없이 스스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레벨 5 단계 자율주행으로, 지금까지 그 어떤 기업도 완성하지 못한 단계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에서 거둔 성과를 전기차로 재현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프로젝트 목표는 오만함에서 기인한 것으로, 만일 애플이 테슬라처럼 일반적인 전기차를 출시했다면 상황은 달랐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취소된 애플카의 상상도

매체는 "애플카가 자동차 시장에서 혁명을 일으키지는 못했을 테지만, 애플 특유의 디자인 감각과 방대한 애플 생태계를 자동차에 통합했다면 나쁘지 않은 제품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애플은 자율주행 투자에 집착했고, 제품 현실화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땐 이미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매몰 비용이 든 상태였다고 한다.

한 애플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초기 아이폰 모델을 모두 건너뛰고 아이폰X로 넘어가려고 한 격"이라며 "애플은 '충분히 좋은 차'라는 목표로 첫 깃발을 꽂는 대신 자율성이라는 잘못된 목표에 모든 걸 베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엑스(X) 트윗 [이미지출처=엑스]

또 전기차 시장은 스마트폰 시장과 다르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다. 자동차는 스마트폰보다 훨씬 많은 경쟁사, 더 복잡한 공급망이 형성된 시장이다. 애플이 일반적인 수준의 전기차를 목표로 개발에 임했어도 테슬라급 파급력을 낼 수 있을지는 애초부터 미지수였다는 것이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애플카 취소 소식에 반응을 보인 바 있다. 그는 관련 뉴스를 엑스(X)에서 리트윗하며 경례와 담배를 뜻하는 이모티콘을 차례로 게재했다.

이슈&트렌드팀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