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현장]AI 로봇에 '오늘 밤 한잔 어때?' 물었더니…

인간과 소통·상호작용…엔터와 접목
온디바이스 AI 기기 야심차게 공개
전문가들은 UAM·위성통신에 주목

중동의 통신사 이앤(e&)은 MWC 2024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전시했다. [사진=김보경 기자]

"손목에 감기는 폴더블 스마트폰, 스크린이 투명한 노트북, 사람처럼 표정 짓고 대화 나누는 로봇까지."

올해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MWC 2024'에서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신제품으로 풍부한 볼거리를 낳았다.

인공지능(AI)은 이미 수년 전부터 MWC의 키워드였지만 올해는 'AI의 인간화(Humanizing AI)'를 강조하면서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있는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

MWC 둘째 날인 27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국제전시장에는 오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AI와 통신 기술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보여줬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틀 동안 9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기업들은 AI 기술에 스포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더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겼다.

글로벌 통신사 도이치텔레콤 전시관에선 3D 안경을 활용한 대형 스크린 게임기로 축구 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다. 게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한 이에게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유로 2024' 경기 관람 티켓 2장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인텔은 스크린 속 운동선수의 동작을 따라 하며 트레이닝할 수 있는 기기를, 차이나모바일은 사람과 장기와 바둑을 두는 로봇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랍에미리트(UAE) 통신사 이앤(e&)은 사람처럼 얼굴 표정을 지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를 전시했다.

한 관람객이 아메카에게 장난스럽게 "오늘 밤에 한잔하러 나갈 거니?"라고 묻자 이 로봇은 "한잔이라고? 불행하게도 난 그럴 수 없어. 술을 못하기 때문이지. 나도 약간의 즐거움은 누려야 한다고 생각해"라고 답해 주변인들의 웃음을 유발했다.

모토로라가 콘셉트형으로 공개한 폴더블폰.[사진=김보경 기자]

단말기 분야에선 역시 온디바이스AI가 화두였다. 기업들이 야심 차게 선보이는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온디바이스AI 폰은 높은 사양의 하드웨어를 장착해 AI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되고, 일부 기능은 클라우드 서버로 데이터를 보내지 않아도 기기 내에서 처리할 수 있다.

모토로라가 콘셉트 모델로 선보인 폴더블 폰은 자유자재로 접힐 뿐만 아니라 손목을 감싸는 식으로 착용이 가능했다. 휴대폰을 언덕 모양으로 세워놓고 마주 앉은 친구와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며, 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비슷한 이미지의 배경화면도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여러 개 추천해줬다.

글로벌 통신사 도이치텔레콤의 AI폰은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항공기 예약부터 선물 추천, 후기 확인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기능을 AI 비서가 해결해줬다.

AI폰인 샤오미 14 시리즈도 사진에 찍힌 사물이나 사람, 음식 사진 속 그림자와 같이 특정 개체를 삭제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차이나모바일 전시관에서 한 관람객이 로봇과 바둑을 두고 있다.[사진=김보경 기자]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KICTA)는 이날 오후 바르셀로나 포트벨라에서 MWC 한국 참가자들을 위한 네트워크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MWC 방문 소회를 전했다.

13년째 MWC를 찾고 있는 최재홍 가천대학교 교수는 중국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 ZTE,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의 품질 좋고 가격은 저렴한 단말기를 내놓고 있더라"며 "한국 기업도 여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엄정한 특허법인 BLT 파트너 변리사는 원웹, 스타링크, SES 등 위성통신 사업자들에 관심을 갖고 관련 키노트를 직접 들었다고 했다. 그는 "현재의 이동통신 기반으로는 사물인터넷(IoT), 디지털트윈 같은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며 "결국 위성통신 기업들이 하드웨어 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건설이 세운 벤처투자사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의 이종훈 대표는 도심항공교통(UAM)이 가져올 미래상에 주목했다. 그는 "UAM만큼 올해 MWC의 주제어(미래가 먼저다)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아이템이 있을까 싶다"면서 "내후년에 두바이에서 UAM이 정식 운영된다고 한다. 그리 머지않은 미래"라고 말했다.

산업IT부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