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폭증에…여행수지 적자 코로나 이후 최대

작년 여행수지 적자 16조6900억원
2018년 이후 최대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여행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우리나라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201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125억2700만달러(16조6900억원)로 2022년 83억6900만달러 대비 50% 가량 늘었다.

여행수지는 내국인이 해외에서 쓰는 돈과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돈의 차액을 뜻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이 활발해지면서 여행수지는 1999년 이후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코로나 이전인 2018년 기록한 165억6500만달러 이후 최대다. 그만큼 지난해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을 많이 나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해외로 출국한 한국인 숫자는 2271만여명으로 2019년 이후 최대였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일본이다. 작년에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696만명으로 해외 여행객 3명 중 1명은 일본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을 찾은 해외 여행객 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한국인이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인은 2507만명이었는데 이 중 한국인 비중은 28%에 달했다. 한국인에 이어 대만(420만명), 중국(243만명), 홍콩(211만명), 미국(205만명) 순이었다.

엔화 약세와 함께 항공 노선 증편 등이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원·엔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저렴해진 엔화와 가까운 위치 등으로 20대와 30대 등 젊은층의 일본 방문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700만명에 달했지만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231만여명으로 큰 차이가 났다. 여행수지 적자의 상당 부분이 이런 격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지 적자가 커지면 경상수지에도 부담이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폭은 354억9000만달러(47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해서는 100억달러 정도 늘었지만 2021년 852억달러에 비해서는 한참 모자란다. 2021년에 비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여행수지 적자폭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가 20조6295억엔(약 185조원)으로 전년 대비 92.5% 증가했다. 수출이 증가한데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한 영향이다.

한편 일본 외에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는 베트남과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가 다수를 차지했고 미국과 유럽, 중국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금융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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