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채권시장, 다시 냉각…'Fed, 금리인하 신중 탓'

Fed,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 꺾어
대규모 국채 발행도 투심 냉각 요인
장기적 금리인하 방향 전망은 여전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꺾는 발언이 잇달으면서 작년 연말 타올랐던 채권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면 인플레이션 반동이 촉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Fed의 발언에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전경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10년물 수익률을 보면 최근 급등해 현재 지난해 12월 최저치보다 약 20bp 높다. Fed가 올해 몇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언제부터 차입 비용을 낮출지와 금리가 얼마나 내릴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미국 재무부는 향후 3개월간 사상 최대 규모로 국채 경매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발행 채권 공급 급증도 채권 강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로버트 팁 PGIM 최고투자전략가 겸 글로벌채권책임자는 "고용 지표와 Fed 기자회견으로 인해 잠재적인 여러 결과가 분열됐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기대가 깨지고, 경제 예측이 어려워진 것이다. 그는 올해 10년물 수익률이 최고 5%까지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들끓었던 시장이 최근 Fed의 연이은 진화 발언에 잠잠하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점에 대해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며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이후 CBS '60분'에 출연해 이를 재확인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지지한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도 워싱턴 DC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안정적으로 돌아왔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물가와 고용 2개 목표 중 물가에 집중하는 편에 설 것"이라고 동조했다. 최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발언을 했다.

외신은 오는 5월 1차 금리 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지난달엔 33%였지만 이달 들어 55%로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은 1월 중순엔 금리를 연간 약 150bp 내릴 것으로 봤지만, 현재는 122bp 인하로 본다.

스팬서 하키미안 톨루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몇 주간 장기 국채 비중을 줄이고 단기 국채를 추가 매수했다. 금리가 시장 기대보다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그는 "금리 위험이 훨씬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 국채 비중을 높였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채권 가치에 영향을 미칠 위험은 장기 국채에서 더 높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이 예정된 점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냉각시키는 요인이다. 매트 이건 루미스 세일즈 앤 컴퍼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으로 10년물 수익률을 4.5%로 내다본다.

다만 현재 채권 수익률 상승은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S&P500 지수는 이날 4995.06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한 Fed가 조기에 금리를 낮춘다는 기대감은 깨졌지만, 인플레이션 냉각이 지속되는 한 정책이 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간다는 점은 명확하다. 제이슨 프라이드 글렌메데 투자전략책임자는 "강력한 경제 데이터는 Fed의 금리 인하 시기는 바꿀 수 있지만, 방향은 바꾸지 않는다"며 "Fed가 금리를 인하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단지 속도가 조금 느려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