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김경율·윤희숙…한동훈發 '86저격수'들의 미래

당정 갈등 수습 후 韓 주도권 커져
전략 공천으로 이어질지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세력인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 청산을 위해 원희룡 김경율 윤희숙 등 직접 호명한 후보를 전략 공천할 지 주목된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시스템 공천을 통해 '사천' 논란을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공천 주도권을 쥔 한 위원장이 '이길 수 있는 인물'을 배치하기 위해 이들의 험지 출마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한 위원장이 총선을 대비해 직접 언급한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달 초 인천 계양구에서 열린 경기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할 후보로 소개했다. 또 서울시당 신년 인사회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을 민주당 핵심 운동권 출신인 정청래 최고위원의 대결 상대로 거론하기도 했다. 지난 29일에는 서울 중구·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윤희숙 전 의원에 대해 "임종석과 윤희숙 중 누가 경제를 살릴 것 같나"며 윤 의원을 언급했다.

총선 승리 다짐하는 한동훈·원희룡<br />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인천 계양구 카리스 호텔에서 열린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손을 들고 있다. 2024.1.16 [공동취재]<br /> soonseok02@yna.co.kr<br /> (끝)<br /> <br /> <br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한 위원장이 특정 예비후보에 힘을 싣자 당에서는 당장 '사천' 논란이 빚어졌다. 인천 계양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윤형선 당협위원장은 낙하산 공천을 비판했고, 김성동 마포을 당협위원장 역시 직접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김경율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 가능성 언급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당정 갈등을 불러오는 빌미가 되기도 했다.

당 내부에서도 한 위원장이 특정 예비 후보를 거론한 부분이 시스템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당장 한 위원장이 당내 공천 신청자 심사 과정에 평가자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공천 심사 과정에서 한 위원장이 후보자들의 '당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특정 예비 후보 발언이 "공천과 무관하다.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을 국민들에게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이기기 위한 공천과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그런 의견(당내 반발)도 충분히 감수하면서 가겠다"고 했다.

윤희숙 전 의원, 총선 출마<br />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8<br /> xyz@yna.co.kr<br /> (끝)<br /> <br /> <br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치권에서도 한 위원장이 거론한 인물들이 시스템 공천을 통해 총선에 전면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사천 논란'으로 야기된 당정 갈등이 봉합 수순에 들어가면서 한 위원장의 당내 주도권이 더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가 거론한 인물들의 인지도 등 비중을 고려할 때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 상대가 될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장 원 전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무실 100m 옆 지역에 자리를 잡으며 '빅매치'를 예고했다. 윤 전 의원 역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 경제·복지 전문가다.

다만 일각에선 한 위원장의 이른바 86세대 청산 전략에 관해 회의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31일 KBS라디오에서 "(86세대 청산 전략은) 총선이라는 큰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전체적으로 관통시키는 그런 전략적 이슈가 아니다"라며 "임종석 지역에는 누구, 정청래 지역에는 누구라는 억지 인상이 든다. 굉장히 스몰 이슈를 가지고 총선을 치르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부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