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희기자
완전월급제 시행 등을 요구하며 분신해 숨진 택시기사 방영환씨를 폭행·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회사 대표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25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최선상 판사 심리로 열린 정모씨(51)의 상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방씨의 사망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하는 등 진지한 반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를 부당해고하고 소송을 통해 겨우 복직하자 고의로 임금 지급을 거부하고 지속해 피해자를 멸시·폭행·협박해 결국 분신 사망하도록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며 "피해자의 사망으로부터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보다 20살 많은 근로자를 주먹으로 수회 구타해 중한 상해를 입히는 등 사회적 지위와 권한을 악용해 근로자들을 지속해 탄압했다"고 덧붙였다.
방씨 측 변호인도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몸에 직접 불을 붙인 것과 다름없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양형을 위해 형식적으로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최후진술에서 "모든 잘못을 저지른 점을 반성하고 앞으로는 법정에 서는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현명한 판단으로 선처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씨 측 변호인은 "망인의 사망에는 여러 사정이 복합적으로 개입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피해자와는 합의한 점, 사망한 방씨에 대해서는 애도하며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억울함 없는 판단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해 3월 임금체불을 규탄하고 완전월급제 시행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던 방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월에는 방씨에게 폭언·욕설하며 집회를 방해하고, 8월에는 시위 중인 방씨에게 화분을 던지려고 위협한 혐의 등도 있다.
방씨는 1인 시위를 227일째 이어가던 지난해 9월26일 회사 앞 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하고 열흘 뒤인 10월6일 숨졌다.
정씨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15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