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기업도 지속 가능할 수 없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해달라고 독려했다.
최 회장은 25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 등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Member's Day'에서 개회사에서 이처럼 말했다. 그는 "오늘은 신기업가정신을 되새기고 우리 기업들이 일궈 온 성과들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다. 특별한 성과들을 보여준 기업들을 통해 좋은 힌트도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 모두가 느끼듯 사회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 지역소멸 등이다. 이것들이 조금 더 복잡해지고 심각해졌다. 이 가운데서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일종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도 사회 문제에 어떻게 반응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기업들이 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았으면 한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면 배가 된다. 기업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보완하고 협력하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앞으로 ERT 멤버스 기업들을 비롯해 많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도 확대해 나가겠다"며 "많은 분께 새로운 움직임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업들의 사회 문제 해결 활동을 인지하고 인정해주실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참여가 필요하다. 이는 기업들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지속 가능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일종의 메시지며 마케팅"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ERT 출범 이후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열렸다. ERT 주요회원기업 CEO의 모임인 리더스클럽 멤버를 포함한 4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리더스클럽 멤버 중엔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Communication 위원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박준성 LG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오프라인에서 실천 활동을 함께 하는 '체험의 장', 회원사들이 서로 간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만남의 장', 참여기업의 가치창출 현황 분석 내용을 발표하고 우수 사례를 나누는 '공유의 장' 등 세 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주제 발표에 나선 김동수 김앤장 ESG경영연구소장은 ERT 주요 참여 기업의 경제·사회적 가치 창출 현황을 연구한 결과, 기업 활동을 통해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의 약 60%가 협력사, 임직원, 주주, 정부, 지역사회 등 사회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배분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 실적(5.5%)은 국가 목표치(3.3% 감축)나 국제 기준인 과학기준 목표 감축률(4.2% 감축)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고 법과 규제 위반에 따른 제재금액은 최근 3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들의 여성 임금은 남성 대비 68%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87.9%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이 비율은 2020년 66.5%에서 2021년 67.9%로 최근 3년간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진 토론에서 곽수근 서울대 명예교수는 "경제계의 다양한 활동이 대기업 중심에서 향후 중견·중소 기업으로까지 확장된다면 의미 있는 사회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종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기업이 새로운 기업가 정신에 공감하고 실천하는 것이 곧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글의 직장문화 등 우수 실천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ERT 회원사들이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함께 모여 시너지를 낼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는 기업 주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인 협력사나 국민 등과도 접점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