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내 안전사고 절반이 60대 이상 고령자'

한국소비자원 버스 위해 사례 분석
428건 가운데 219건이 60대 이상
"운전자의 위험운전 행동 줄여야"

운전자의 위험운전이나 안전 인식 부재로 버스 내 안전사고를 당한 피해자 절반 이상이 60대 고령자인 것으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드러났다. 소비자원은 "버스 내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일부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승객의 부주의한 이용 행태 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원은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최근 5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버스 관련 위해 사례 428건을 분석한 결과, 219건(51.0%)이 60대 이상 고령자에게서 발생했다고 18일 밝혔다. 버스 관련 CISS 접수 건수는 2021년 41건에서 2022년 97건, 지난해 11월까지 106건으로 3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위해 원인 별로는 미끄러짐·넘어짐이 282건(69.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딪힘' 61건(14.3%), '눌림·끼임' 58건(1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측은 "버스 운행 중 급가속·급감속 등과 같은 급격한 속도 변화는 고령자가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버스 운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소비자원이 GPS 장치를 이용해 시내버스 11개 노선(23대 탑승), 마을버스 14개 노선(28대 탑승)의 위험운전행동을 조사한 결과, 100㎞당 평균 62.6회의 위험운전행동이 확인됐다. 노선별 위험운전행동은 시내버스가 100㎞당 50.4회였고, 마을버스는 88회였다. 특히 조사대상 25개 노선 51대 가운데 일부 버스 운전자는 정류장에 완전히 정차하기 전 승·하차 문을 개방하거나 문이 열린 상태에서 출발하기도 했다.

소비자원은 버스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선 일부 승객의 부주의한 이용 형태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51대 버스에 탑승한 승객 대부분 이 버스 주행 중 하차를 준비하기 위해 하차문으로 미리 이동하면서 사고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미리 하차를 준비하는 교통 문화, 본인의 하차 지연 시 타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미안함 등으로 버스가 주행하는 중에도 승객들이 좌석에서 일어나거나 손잡이를 놓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운전자 대상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안전 수칙 정보제공을 강화하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조사 결과를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주행 중 버스 내 이동 자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 마련 등의 검토를 건의했다.

유통경제부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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