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온유기자
카페인에서 해방돼 자유롭게 커피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가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수입량은 5년 만에 300% 가까이 뛰었다.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스타벅스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뿐 아니라 이디야, 더벤티 등 중저가 프랜차이즈도 잇따라 디카페인 커피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18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디카페인 생두·원두 수입량은 2018년 1724톤에서 지난해 6521톤으로 5년 만에 278% 증가했다. 1년 전인 2022년 6933톤 대비 소폭 줄어들었지만, 이는 이상기후, 원두값 인상으로 전체 커피 수입량이 20만5065톤에서 19만2623톤으로 감소한 영향이 크다.
전체 커피 수입량에서 디카페인 생두·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38%에서 지난해 3.39%로 소폭 늘었다. 2018년 1.09%와 비교하면 크게 뛴 수치다.
이처럼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디카페인 커피로 점차 확산하고 있다. 디카페인 커피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 함량이 90%가량 적어 지나친 카페인 섭취가 불러오는 수면장애, 불안감 등에서 자유롭다.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중시하는 이들이 늘면서, 디카페인 커피의 주요 소비층이 과거 임산부 등 카페인에 취약한 소비자에서 일반 소비자로 확산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카페인 커피 주문량의 60% 이상이 오후 2시 이후에 몰린다"면서 "과거에는 카페인의 각성 효과 때문에 커피를 마시는 소비자가 많았다면, 이제 커피 맛 자체를 즐기면서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디카페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카페인 커피 수요가 빠르게 늘자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 외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서둘러 디카페인 커피를 출시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만 이디야커피, 더벤티, 컴포즈커피 등이 디카페인 커피를 내놨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려면 다른 커피머신을 사용해야 하는 등 가맹점주 부담이 있지만, 수요에 발맞추는 가맹점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는 실제 매출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의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2018년 600만잔에서 2022년 2500만잔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판매량이 전년 대비 5% 이상 늘었다. 투썸플레이스도 지난해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이 전년 대비 32.8% 증가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디카페인 취급 점포수가 1556점으로 1년 전보다 10% 이상 늘면서 판매량이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이디야커피 역시 지난해 1월 디카페인 커피 출시 이후 12월까지 1년 동안 월 평균 10%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벤티도 지난해 3월 출시 이후 디카페인 커피 매출이 월 평균 5% 이상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