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이 된 빈대공주'… 김주현 서울대 교수 조명한 WSJ

직접 피 빨리며 빈대 살충제 찾아내
WSJ "흡혈 곤충 대모…퇴치 작전 짜"

직접 빈대에 물리기까지 하며 연구에 매진해 온 김주현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가 외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김 교수는 살충제에 저항력을 가진 빈대를 퇴치하기 위한 대체 살충제를 찾아낸 공로로 주목받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흡혈 곤충의 대모가 국가의 빈대 퇴치 작전을 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해당 기사는 빈대 퇴치용 살충제를 연구한 김 교수의 연구 성과를 조명했다.

김주현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교수 [이미지출처=서울대 의대 홈페이지]

앞서 김 교수는 2020년 논문에서 국내 빈대들이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그는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지닌 빈대를 퇴치할 수 있는 대체 살충제 성분을 찾아냈다. 이 연구는 미국 위생곤충학회지에 발표됐다.

또 김 교수는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국내 빈대 퇴치에 가장 효과적인 살충제를 찾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다. 프랑스 등 유럽에서 시작돼 국내까지 휩쓴 일명 '빈대 대란' 이후 국내에서도 김 교수를 향한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WSJ은 "(김 교수의) 부모님은 처음에는 딸의 직업 선택을 걱정했지만, 이제 그 딸은 국가적 영웅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교수의 박사 후 연구과정을 지도한 존 마셜 클라크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 교수가 그를 '빈대 공주(bedbug princess)'라고 부른 일화도 전했다.

특히 김 교수는 연구를 위해 실험실에서 키우는 빈대에게 직접 피를 내어주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은 적십자에서 쓸 수 없는 피를 기증받아 곤충의 먹이를 충당하지만, 모자랄 때도 있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매체에 "내 관심은 인간을 해치는 곤충을 어떻게 하면 가장 잘 퇴치하느냐는 것"이라고 전했다.